집짓는 도급공사를 했더니 잔금받기가 어려워서(더러워서 라고 표현했습니다...ㅎ)빌라를 지어 판다는 선배가 있습니다.
건축주가 무슨 핑계를 대서든지 미적거리며 정산을 해주지 않는데 아주 질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심정을 대강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돈 주는 사람의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은 기대하는 품질을 얻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전 계약 시 조목조목 세밀하게 하지 못하고 대강대강 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웃고 시작한 공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계약 내용보다 더 해달라는 것도 그 내용에 미치지 못하게 짓는 것도 모두 계약 내용에 위배되는 것입니다.
하여...
금년부터는 추가공사에 대해서는 '정산할 때 감안할게'라고 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문서로 오가야 하며, 공동주택 하자기간도 현재 적용하는 법령을 다른 법으로 대체한다는 말들이 오가고 있는데 이는 각 공종별 하자기간을 일정 정도 늘리겠다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국내 굴지의 업체에서 시공한 주상복합 아파트의 방수와 관련된 현장실사를 했습니다.
넓은 바닥을 시멘트 액체방수로 시공하고 그 위에 누름 모르타르를 타설하여 보호층을 시공했는데, 그곳에서 아랫층인 상가로 물이 샌다는 누수 하자였습니다.
방수공사를 한 시공업체도 신기술을 몇 건 보유한 방수공사 전문업체로써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회사였는데, 당사자들 간 누수하자와 관련하여 많은 공문이 오고 갔으며 그 내용은 '적정하지 못한 시공법이었기 때문에 시공상 문제가 아닌 설계적 문제다'라고 한 시공자 측 의견과 '그렇게 적정하지 않은 공법을 인지하고도 개선안을 제시한 적이 있었는냐?'라는 복잡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단순한 내용들이었습니다.
<현장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내용 중 한 토막입니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얼굴없이 오고 가는 것들 즉, 통화나 공문으로 그렇게 으르렁거리던 당사자들이 현장에서 만나 현상을 확인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중요한 것이 중재자 역할입니다.
보증사 담당자가 주로 그 역할을 담당하는데, 제 역할은 현상을 확인하고 원인을 분석하며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한 다음, 메모했던 내용들을 죽~~~ 읽어주면서 '더 하실 말씀들이 있으면 지탄없이 의견을 개진하시기 바랍니다'라고 하면서 마무리를 합니다. 이 자리가 문제 해결을 위한 모임이라는 것을 밝히면서 '관련 당사자들 모두 내가 뭘 잘못했는가부터 반성하고,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시라'는 토를 달아서...
그리고 점심식사 시간이 되어서 같이 밥을 먹게 되면 중간자적 역할을 해야 하는 제가 밥값을 내는데, 이는 '누가 밥을 사서 그쪽으로 기울인 의견을 냈다'라는 어느 한 당사자로부터의 불만을 방지하기 위해서랍니다.
그 날도 그런 과정이었습니다.
시공자 측 담당자가 연륜도 있었지만 주장이 워낙 강해서 밥먹는 자리에서 까지 관련된 부분에 대한 해석을 해야 했는데, 식사를 마친 후 시공자 측 담당자가 밥값을 내겠다고 일어 선 것을 보면서 '적정선에서 합의를 하겠구나'라고 생각을 한 것은 한 당사자가 마음이 누그러듦으로 해석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밥값은 제가 처리했습니다.
<책 표지가 너덜너덜 할 정도로 읽었던 책 "건설경영공학(기문당)" 내용 중 발췌한 것입니다>
현장실사가 끝난 후, 저를 위촉한 기관의 직원들이나 분쟁 당사자들에게 가끔씩 한 마디씩 해 주는 말이 있습니다. '분쟁 잘 처리하는 것도 기술'이라는 것인데 이는 자기 주장에서 한 발자국씩 물러서라는 뜻으로써, 상호간 불신이 깊어가면 적대감이 커지고 비용 또한 증대되므로 이를 피하라는 것입니다.
저또한 소송으로 여러번 겸험한일인지라...............
인간의마음이 !
마음속깊이 새기도록하겠읍니다.
밥값은 원수급자 측 담당자가 지불을 했는데, 액수가 적었으면 제가 냈을텐데 여러 사람이라서 적잖게 나와서 제가 한 발 물러서 양보(?)를 했답니다.
실은...
이전에도 저와 같이 현장실사를 같이 했었고, 원.하도급 당사자 모두 현상에 대한 이해를 했기 때문에 편안한 식사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