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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너무 춥고 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어디 나갈 수도 없고 해서 이 문제를 잠깐 들여다 보고자 한다.
먼저 필자가 질문을 하나 하겠다.
한겨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온도 유지를 위해 필요로 하는 에너지 중에 태양으로부터 획득하는 양이 몇퍼센트나 될까?
건축주 중에서 이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나라안에서는 필자가 유일할 것이다.^^
필자가 스스로 알아낸 것은 아니고 람다하우스를 설계한 홍도영건축가가 설계시에 건네줬던 PHPP 보고서에 그 내용이 들어있다.
이런 보고서는 패시브하우스나 또는 PHPP(Passive House Planning Package)해석을 거쳐 저에너지 주택을 설계하고 건축한 건축주라면 거의 대부분 제공받았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단지, 들여다 볼 생각을 않했기 때문에 그 값어치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히 들여다 보아야 하는 것이다라는 당위성으로 이해되지 않았으면 한다. 건축주가 이걸 들여다 보고 이해를 해야만 집을 지을 수 있는 세상이 좋은 세상은 아니다.)
혹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오늘 필자가 논한 부분에 대해서 자신의 집은 어찌 되어 있는지 살펴 보시기를 권한다.
필자가 사는 람다하우스는 난방에너지요구량이 12kwh/㎡.a (1.2리터)로 설계된 집이다.
이를 위해 고효율의 열회수환기장치를 선정하고 단열을 계획하고 기밀 시공을 하고 성능에 맞는 창호와 출입문이 선택되었다.
그런 히터 발란스를 해석하는 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PHPP이다.
필자가 이 자료를 받아본 것이 아마도 2013년 9월경 아니었나 싶다.
사실 처음 받아들고는 좀 당황했다.
전공분야도 아니거니와 계산서의 내용이 분량이 좀 되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사용한 언어가 심한 사투리라서 당췌 알아묵을 수가 없었다.
건물을 설계한 홍도영건축가가 독일에 살다보니 만국 표준어인 국어가 아니라 변방의 방언으로 된 PHPP를 돌렸고 보고서도 그렇게 왔는데, 필자의 독일어 경력은 고딩 3학년1학기 때 반학기 정도 교생실습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것이 전부다.
암튼, 오늘 주제와 관련한 내용은 아래 표와 그래프에 집약되어 있다.
독자들이 보시기에 편하도록 필자가 친절하게 원본에 색칠을 입혔다.
우선 맨 위에 하늘색을 칠한 줄이 람다하우스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량을 계산해 놓은 것이다.
람다하우스가 속한 지역의 기후 정보를 기준으로 건물의 바닥, 동서남북 벽체, 지붕과 창호 등을 통해 손실되는 에너지 양을 합한 값이다.
예를들면 1월달에 필요로 하는 에너지 총량은 1,786 + 140 = 1,926kwh 이고 그 바로 아래에는 이 값을 람다하우스의 실내난방바닥면적(TFA) 181㎡ 로 나눈 단위 면적당 소요 에너지값이 표기되어 있다.(1,926kwh / 181㎡ = 10.6 kwh/㎡ )
요기까지 알아 묵었다면 이제 부터는 거저먹기다.
그니까, 어떤 형태로던 1월달에는 1,926kwh 에 달하는 에너지가 람다하우스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크게 보면 세가지 수단으로 공급한다.
1. 태양(연노랑색), 2. 내부발열(노랑색), 3. 난방(회색) 이다.
각각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쉽게 필자가 간단한 표로 정리해 보겠다.
[람다 하우스 에너지원별 공급 계획]
(단위 : kwh,%)
|
1월 |
2월 |
3월 |
11월 |
12월 |
합계 |
태양 |
872(45.3) |
825(55.4) |
885(68.5) |
728(65.9) |
732(42.2) |
4,042(53.6) |
내부발열 |
283(14.7) |
256(17.1) |
283(22.3) |
274(25.2) |
283(16.3) |
1,378(18.4) |
난방 |
772(40.1) |
410(27.5) |
124(9.7) |
103(9.5) |
719(41.4) |
2,127(28.3) |
합계 |
1,926(100) |
1,490(100) |
1,292(100) |
1,086(100) |
1,734(100) |
7,547(100) |
난방에너지가 거의 들지 않는 11월과 3월을 제외하고 보면 태양으로 부터 획득하는 에너지량이 전체 공급량의 40~55% 에 달한다.
대부분의 경우 연료를 태우는 난방에너지량 보다 많다.
놀랍지 않은가?
열평형 기준에 따른 양론해석만으로 본다면 똑 같은 외부 온도의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날은 하루종일 햇빛이 쨍쨍하고 또 다른 날은 한조각의 빛조차도 볼 수 없는 날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 흐린 날에 소모되는 난방에너지량은 맑은 날의 세배 이상이 될 것이다.
두배가 아닌 세배 이상이 되는 이유는 표에 나온 히터발란스는 한달 평균치이기 때문에 평균으로 보면 태양으로 부터 획득되는 에너지와 난방에너지량이 비슷해 보여도 한달 중 반은 흐리고 반은 맑다고 한다면 각각의 날에 히터 발란스 값의 편차는 평균보다 훨씬 더 벌어지게 된다.
물론 태양에너지가 제로인 완전히 흐린날도 없고 또 건물에 에너지가 공급되는 즉시 소모되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량이 축열되고 서서히 소모되기 때문에 실제 상황은 계산과는 달리 나타난다.
아뭇튼 대충 뭉떵거려 보면 태양이 4할 난방이 4할 기타 2할이라고 보면 되겠다.
생각보다 태양에너지 의존률이 높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다소 번잡스럽지만 이런 히터 발란스 계산서를 검산해 본 것이다.
이런 비율이 모든 집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총에너지 소모량이 람다하우스의 10배에 달하는 집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집에서의 태양에너지 의존율은 이것보다는 현저히 낮아질 것이다.
그 밖에도 건물이 속한 지역의 기후에도 영향을 받는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단열과 기밀도 중요하지만 창호의 성능 그 중에서도 단열성능의 지표인 열관류율과 태양열취득계수, SHGC(Sola Heat Gain Coefficient) 값의 영향이 지대하다.
아래 창호의 성능에 과한 일반 정보다.
1. 가시광선 투과율(VLT, Visible light transmision) -> 0에서 1사이(1은 완전투과) -> 주택의 경우 0.6-0.7 범위(개인취향)
2. 빛에너지 투과율 (g- 값 또는 SHGC, solar heat gain coefficient) -> 0에서 1사이 -> 패시브하우스 경우 0.5 (50%) 이상
3. 열관류율 (U- value ) -> 패시브하우스 0.8W/㎡.K 이하
이런 값들을 만족하는 창호를 설치했다면 동장군이 몰아치는 북풍한설에도 창호를 통해 주택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으로부터 얻어낼 수가 있다.
태양에너지의 위력이 어느정도인지를 확인시키는 차원에서 람다하우스의 최근 에너지 소비 데이타를 예시한다.
두가지 정보에 주목하기 바란다.
첫번째는 굵은 붉은 실선인데 일간 난방에너지소비량을 표시한 것이다.
그 다음 노란색으로 둥글게 표시된 부분인데 최근 수일간의 실내온도를 표기한 것이다.
묘하게도 외부 기상의 특징 중 특히 일사에너지 특성을 이 온도 정보로 파악할 수 있다.
둥글게 표시된 부분의 데이타가 그 이전 날짜인 왼쪽에 속한 정보에 비해 온도그래프가 밋밋하다.
우연찮게도 실내에 설치된 세곳의 온도계 중 두군데가 직달광선이 직접 닿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어느정도 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맑은 날 즉 일사에너지 공급이 원할하면 할수록 내부 온도 정보에 도드라지게 뽀족한 침상 모양으로 온도값이 기록된다..
첫 겨울에 이 특성을 발견하고 해당 온도계의 위치를 수정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축적한 데이타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문제도 있었고 이 기록 정보가 지난 기간의 기상 상태를 정성적으로 한번에 파악하는데 상당히 유용할 수도 있을 듯 하여 그대로 두었다.
그래프값만 봐도 맑은 날과 흐린날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난다.
예를들어 2015년 11월달은 한달 내내 맑은 날이 없었음을 한눈에 알수가 있다.
이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실제로 최근 7일 정도는 날이 계속 흐려서 해가 쨍하는 날은 없었고 특히 난방에너지값이 치솟는 최근 3일간은 하루종일 해를 보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외부 기온에 특별한 차이가 없었고 특히 1월17일(일요일)은 오히려 일평군 기온이 1.1℃로써 기온만으로 보면 다른 날보다 포근한 날이었음에도 난방에너지소비량은 다른 날보다 훨씬 높다.
최근 흐린 날이 계속되고 있어 어느 집이던 평소보다는 난방에너지 소비량이 늘어났을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고 그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대충 감이라도 잡았으면 해서 끍적여 보았다.
오늘 날이 추워서 어디 나가기도 귀찮고 해서 주절주절해 봅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저희가 표현하는 언어와는 다른 "맛"이 있네요..
다른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공부가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