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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30Haus의 기초는 1층 바닥을 비우는 형태가 가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1층 바닥 아래에 50~150cm 높이의 빈공간을 만드는 것을 crawl space 라고 하고, 바닥과 지표면과의 열교차단, 크롤스페이스 공간을 주택 설비 배선 공간으로 사용하고 유지보수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편, 일반적인 집의 단열성을 높이려면, 집의 외기와 면한 벽체,지붕,바닥에 열전도율이 낮은 단열재를 배치하면 됩니다. 냉장고나 아이스박스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인데, 집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벽과 지붕은 단열시공을 하기가 쉬운데 큰 하중을 받치게 되는 기초와 바닥은 단열시공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일반적으로 단열성이 높은 재료는 압축강도가 낮아서 단열재가 집의 하중을 받는 구조체 밑에까지 배치되어 집 전체를 단열재로 감싸주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국내주택환경에서는 인접한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온돌(바닥난방)에 익숙합니다. 선조들은 온돌을 사용해서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나 이 온돌 때문에 조선시대 전국의 산림은 초토화 되었습니다. 바닥을 데우기 위해서 막대한 량의 땔감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만큼 바닥의 단열이 안되어 실내를 데우는데 필요로 하는 땔감보다 몇배 많은 량의 땔감이 소요됩니다. 이렇듯, 충분한 바닥과 기초단열이 없는 구조의 집은 앞으로 지속가능하지 않고, 바닥과 기초는 한번 지어지고 난 후에는 보강이나 리모델링으로도 근본적 보강이 어렵습니다.
한편 집 아래의 구조물을 받치는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자재는 쇄석(Crushed Stone)이라 부릅니다. 암석을 깨부숴 만든 2~5cm 정도의 거친 돌맹이를 말합니다.
이런 쇄석의 역할은 매우 높은 압축강도와 배수성이 좋기에 건물의 기초구조물의 아래, 그리고 기초 구조물 주변에 쇄석이 사용됩니다.
Zero30Haus은 이런 쇄석 대신에 폼그라스 골재를 사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폼그라스(FoamGlas)는 폐유리(유리병)을 발포재와 함께 가열하여 만들어낸 일종의 인공 골재입니다.
요약하면 폼그라스는 쇄석의 특징에 단열성이 더해진 자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쇄석만큼 건물의 하중을 지탱해 주고 배수성과 습차단이 되면서 단열까지 된다는 것..
문제는 가격이겠죠. 가격이 쇄석이나 다른 골재보다 비싸면 .. ㅠㅠ
그런데 우리나라도 제가 사는 판교 기준으로 알아보니, 톤백(1cubic meter) 기준 쇄석은 4~5만원인데 폼그라스는 2만원. 문제는 운송료인데, 쇄석은 무겁지만 운송거리가 짧아 톤백당 2~3만원, 폼그라스는 공장이 부산에 있어 매우 멀지만 무게가 쇄석보다 1/5이하로 가볍기에 톤백당 2~3만원이어서 결국 쇄석은 운송료 포함 6~8만원, 폼그라스는 4~5만원으로 폼그라스가 비용면에서도 더 유리해 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기초바닥을 Crawl space로 만들지 않고 Fill and Slab-On-Grade(SOG) 형태로 기초벽 안쪽 공간을 폼그라스로 되메우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폼그라스골재는 부산의 부림산기라는 폼그라스 제조공장에서 5톤트럭에 20톤백 정도가 실려서 현장까지 운송되었습니다. 톤백 한개의 무게가 200kg이 안되는, 매우 가볍습니다.
크레인으로 폼그라스톤백을 들어올려 되메우기합니다.
FoamGlass를 처음 사용해 보기에 얼만큼 다져야 하는지에 대해 경험이나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다짐과 관련해서는, 폼그라스가 아니어도 모든 다짐공사는 30cm 채움마다 컴팩터 다짐을 해 줘야만 한다고 교과서와 시공가이드에서는 제시하고 있지만 그걸 따르는 시공사는 국내에 없죠.. 그런데 그렇게 다짐하지 않으면 무조건 다짐부족으로 침하되기에 FM대로 30~50 채울때마다 컴팩터 다짐을 해 줍니다.
이렇게 다지니 다질 때마다 30~40% 정도 다짐으로 인한 다짐두께감소가 있으며, 폼그라스의 재질 특성상 콤팩터 다진면은 콤그라스가 잘개 깨어지면서 표면쪽은 공극이 줄고 밀실해 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관련한 연구자료를 찾아보니 https://www.mdpi.com/2075-5309/13/7/1844 의 리서치 리포트에서 폼그라스를 다지면 다짐율과 압축강도가 40%까지 증가하고 단열성능은 소폭 하락한다고 하네요.. 실제 시공에서 경험하고 확인한 느낌과 거의 일치합니다.
폼그라스를 붓고 다짐을 안한 상태에서는 밟으면 서걱서걱 푸석푸석한데, 콤팩터 다짐을 충분히 하고 나면, 바위돌 위에 올라와 있는 것처럼 견고한 느낌을 줍니다.
한편 폼그라스다짐을 한 바닥층의 단열성에 대해서는, 폼그라스 자체의 단열성은 0.040W/m.k 정도로 글라스울보다 조금 떨어지는 정도인데, 폼그라스를 골재로 쪼개서 바닥다짐을 하면, 다짐율 40%일 때 0.093W/mk 으로 약 2.5배 정도 단열성의 하락이 생깁니다.
되메우기시공 두께는 높은곳은 2m가 넘고, 가장 얕은 층도 최소 1.2m 이상의 두께이므로 폼그라스 되메우기층의 단열성능은 EPS단열재(스티로폼)로 450mm 두께의 단열층과 같은 단열성능을 보이게 되겠습니다.
실제로는 맨 위에 XPS 140mm가 추가되어 EPS 기준 600mm 이상 만큼의 단열성능을 갖게 됩니다.
기초벽 내부 뿐만 아니라 기초 외부도 폼그라스로 채웠습니다. 배수성과 단열성까지 있으면서 가격도 저렴했기에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폼그라스 되메우기의 맨 위레이어는 특히 더 많이 컴팩터 다짐을 하였습니다. 그 결과 아주 만족스러운 기초바닥을 갖게 되었습니다.
위에 표시한 노란 부분은 라돈가스 배출을 위한 타공된 150mm PVC파이프를 매립한 부분입니다. 방습층(라돈차단층)아래에 타공파이프를 매설하여 라돈가스가 방습층 아래에 농축되지 않고, 집 내부로 침투하지 않도록 집 밖으로 배출해 주기 위한 설비입니다. 배출은 배기팬을 달아서 할 수도 있고, 실내측에 수직배관이 있으므로 수직배관은 실내기온에 의해 온도가 높아지고, 땅밑의 수평배관은 온도가 낮아 기압이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압차에 의해서 배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