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나 교량같은 구조체 보수공사를 할 때, 간혹 콘크리트에 주사기를 꽂은 게 보여서 그게 뭔지 궁금했었습니다.
그게 에폭시 그라우팅이라고 하더군요.
콘크리트 골조를 올리고 슬라브 균열이 발생하여서, 복도 바닥을 통해 그라우팅을 시도해봤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이 반대편인 천장으로 에폭시 레진이 스며나오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짙은 색으로, 균열부를 따라 에폭시 레진이 퍼져가는 게 눈으로 보입니다.
시공이 끝난 다음날 물청소를 해봤는데, 에폭시 레진이 채워진 지점에는 물이 스며들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벽체의 비어있는 지점도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인, '제거 후 무수축 몰탈채우기' 시공을 하기는 엄두가 안나서 에폭시 그라우팅을 했었습니다.
다만, 해당 시공은 건축주님의 에폭시 레진에 대한 인체 유해성 우려에 의해 복도까지만 하고 중단되었습니다.
'에폭시 레진은 중합되고 나서는 일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재료 자체의 안전성에 대한 설득을 건축주분에게 할 수가 없더군요. 건축 자재, 재료에 대한 안전성의 근거자료는 제가 검색할 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에폭시 레진이 흔히 미니멀한 인테리어 바닥에 시공되거나, 인조 장신구를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렇게 사용해도 된다는 근거 자료를 가지고 제조되거나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일반적인 건축재료화합물이나 자재의 안정성에 대한 공신력있는 근거자료를 관리하는 곳이나, 질의 응답이 가능한 사이트가 있을까요?
조금 더 전문적 접근을 원하시면, 해당 회사로 부터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달라고 하시면 되세요.
법적으로 모든 화학물질은 이 보고서를 보유하도록 되어 있고, 이 내용을 보시면 취급시, 운영시의 위험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이 보고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품은 안사시면 되고요.
참고로 에폭시는 상온에서 안정적이며, 온도가 올라가면 환경호르몬 물질을 방출합니다. 그러므로 바닥난방을 하는 부위나 고온의 배관 주변만 피하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방출량은 물질의 양에 비례합니다. 그러므로 이처럼 균열을 메우는 정도의 소량 사용은 (물질안전보건자료를 보유한 업체제품이라면) 큰 무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