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LEED 유감.

M 관리자 9 15,982 2011.03.14 23:47
이 글에 대해 어찌보면 여러가지 이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반론이 있을 지라도 적어야 할 글이기에 적습니다. 일부 내용은 정확한 사실은 적시하지 못했을 수도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최대한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적으려 하였으나, 일부 숫자는 상변하는 관계로 글을 보시는 시점과는 다를 수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내용상 오류가 있을 경우 관련된 분은 반론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즉시 수정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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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건축물 중에 LEED 인증을 받았거나, 혹은 받을 것이라고 자랑하는 선전을 많이 본다.
혹은 모 설계사무소에서 LEED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를 하겠다는 글도 자주 본다.

우리나라에는 친환경인증제도가 없는가?
우리나라 친환경인증제도는 품위가 없는가? 혹은 검증이 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 친환경인증제도보다 LEED가 우월한가?

시장의 움직임이 심히 우려스러워 이 글을 적는다.

LEED® 란?
 미국의 민간단체인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에 의해 개발돼 시행되고 있는 미국 친환경친환경 건축물 인증제도의 하나이다. 이는 그린빌딩이 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건물의 생명주기에 걸친 종합적 관점에서 환경적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LEED인증 분야는 신축건물신축건물 분야의 NC, 기존건물 분야의 EB, 상업용 인테리어 분야의 CI, 빌딩 코어와코어와 쉘 분야의 CS, 인근개발 분야의 ND, 주택 분야의 H로 나눠진다.
 
LEED®는 국제적 인증제도인가?
LEED®를 주관하는 U.S. Green Building Council (USGBC) 홈페이지를 보면 "LEED is an internationally recognized green building certification system" 이라고 적혀있다. "국제적"이라는 말을 넣어 놓은 것이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있다는 주장(?)인데 실제로 그러한가? .... 그렇지 않다.. 이는 USGBC를 소개하는 글에서 솔직히 속내를 표현하고 있다. (링크-http://www.usgbc.org/DisplayPage.aspx?CMSPageID=124) 이 소개 글에는 오로지 미국내 산업의 발전과 고용력의 증가와 같은 자국내에서의 이득 관계만 적혀져 있다. LEED®의 목표는 미국 내 인증인 것이다. 결코 "internationally recognized" 하지 않다는 이야기 이다.
 
또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35,000개가 넘는 건물이 LEED 인증을 취득하였다" 라는 글이 우리나라에서 LEED 인증대행을 해주는 모회사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35,000개가 맞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으나 확실한 것은 거의 모든 건물이 미국과 중국 내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누군든 LEED의 각 나라별 인증 건수를 제시해 주었으면 좋겠다. USGBC 홈페이지에도 전혀 나와 있지 못하다. 미국과 중국에 편중되어져 있다는 것은 필자도 입으로 전해 들은 이야기이다. 다만 반론이 없으니 사실이라 믿고 있는 형편이다.)

전 세계의 친환경인증제도는 LEED만 있는가?
실제로 모든 선진국은 각 나라별로 친환경인증제도가 별도로 있다.
즉 미국의 Green Label, LEED®가 있고, 영국의 BREEM, 프랑스의 HQE, 일본의 CASBEE, 우리나라의 친환경건축물인증이 있다. 이 모든 제도가 뼈대는 거의 같다. 실내외 환경과 재료, 에너지에 대한 점수를 주어서 일정정수이상을 받으면 인증을 받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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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우리나라도 LEED®와 다루는 분야가 거의 같은 "친환경건축물인증제"라는 훌륭한 제도가 있다.

LEED®가 우리의 제도보다 더 객관적인가? 더 우월한가?
우리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가 LEED®보다 떨어지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두 제도를 비교해 보면 거의 그 골격이 같다. 점수 체계도 거의 같다.. 아니 LEED®를 떠나서 전세계의 친환경인증제도는 그 골격이 거의 같다. 그럴 수 밖에 없다. 서로가 서로의 좋은 점을 참고해서 만들기 때문이다.
 왜 미국 민간단체가 만든 제도가 최고라고 생각들을 하는지 도무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또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위에 언급한 여러나라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를 참고하여 자국만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를 이미 만들었거나, 만들고 있다. 이는 LEED®가 앞으로도 결코 "internationally recognized" 하지 않을 전망이라는 이야기이다.
 
오로지 자국내에서 이러한 제도를 만들 능력이 안되는 아시아의 여러국가를 상대로 LEED®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여기에 우리나라 회사가 인증을 받고자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인 것이다.
또한 위에 링크한 USGBC의 같은 페이지에 "the potential to generate 2.5 million American jobs. - 미국내에서 250만명의 일자리를 생성할 가능성"이라고 적혀져 있는데..우리나라에서 LEED®인증을 많이 받으며 받을수록 이 숫자는 더 커질 것이다. 즉, 우리나라 돈으로 미국에 실업구제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왜 미국의 실업구제를 우리가 해야 하는가? 우리 건축시장이 그렇게 풍요로운가?
얼마전 송도에서 진행중인 모프로젝트가 LEED® 인증을 받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다. 인증비용은 고스란이 미국에서 가져간다. 그것도 미국 국가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그린빌딩협의회라는 단체로 들어간다. 그 돈을 입주자에게 나누어 주던가 우리나라의 친환경건축물인증제의 인증점수를 더 올릴 수 있도록 투자하는 것이 더 옳아 보인다.
 또한 꺼꾸로 미국영토 내에서 우리나라 회사가 건물을 지을 때 우리나라의 "친환경건축물인증"을 받으라고 강제하는 것이 더 옳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선진국이기 때문이며 우리나라 인증기관이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 LEED®에 열광하기 전에 우리나라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를 돌아보자. 그것이 국가경쟁력이다. -

건축과 졸업생의 취업율이 30% 내외라고 한다. 빈곤이 빈곤을 부른다.
지금 누군가는 LEED로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미래의 후학은 그 돈을 갚기 위해 허리가 휜다.
우리도 이제 선진국이다. 국격을 갖추자. 
우리의 제도를 추수리고, 발전시켜야 할 때이다.

ps. 다만, LEED에서 한가지 배울 점은 투자에 대한 에너지절감으로 인한 회수기간을 따진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냉정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 친환경인증제도가 분명히 참고할 만한 장점이다.


Comments

G 홍도영 2011.03.23 06:13
좋은 지적이고 동감합니다.
에너지 총량제에 대한 계산도 일반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습니다.비용지불은 누가 하나요? 그 결과가 신빙성이 있을까요? 적어도 계산하는 것에는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독일에서도 큰 건물의 경우 부동산 거래시 프리미엄을 높이기 위해 LEED를 하기는 하지만 그리 일반적인것은 아닙니다. 에너지 평가사라는 직업이 LEED와 연결이 되면 이는 망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순서가 잘못된 것이죠. 언젠가 누군가는 해야 할 말입니다. 계속 부탁드립니다.
1 박영보 2011.07.08 11:21
송도에 있는 건물들이 한국에서 받고자해서 받은것은 아니죠. 게일사에서 일방적으로 요청하는데 공사를 수주하려면 어쩔수가 없는거죠. 자손심 문제 이전에 국력의 차이라고 판단됩니다. 우리도 후진국에 투자하면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요?
M 관리자 2011.07.08 15:22
송도의 상황이 그러하고, 인증받는 것을 국력의 차이로 속상해 한다면 그것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동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송도에서 인증 중이라는 것을 실적으로 자랑하고, 우리나라 공공건물을 설계하면서  맡겨만 주면 리드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발주처를 현혹하는 몇몇 대형 설계사무소의 천박함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의견 감사드립니다
1 홍원혁 2011.07.18 17:56
송도의 경우에는 국제도시인 성격상 외국기업들을 유치하려는 목적으로 LEED를 추진한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외국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환으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LEED인증 건물에 입주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이나 해외에서 가장 공인 받는 인증이 LEED이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게일사에서 추진하였고 USGBC 에서도 협력한 것이지요.
송도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국내에서 LEED를 쓸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돈낭비죠..
M 관리자 2011.07.18 20:01
의견감사드립니다. 잦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G 에너지 2017.10.06 14:41
지적하신 내용들 공감합니다.
하지만 원글님 처럼 되려면 보다 국내 친환경 기준들이 객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부분 개선이 되어야 할 것같습니다. 특히 에너지 부분에 있어서 LEED에 비해 국내 기준은 너무 보잘것 없고 모순들이 많습니다. LEED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진것이 아닙니다. ASHRAE 나 SMACNA, ASTM, NEBB, 등등 여러가지 기존에 있던 친환경과 관련된 것들을 모두 집대성을 한 것이기 때문에 비록 최근에 생겼지만 그 역사가 100년 이상 되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에 비해 국내의 기준들은 너무 단발적이며, 단시안적, 제도적 보편성 부족 등 한두가지 문제들이 아니네요. 하루 빨리 국내의 기준들도 많은 연구를 통해 자리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G 체온ctrl 2019.04.09 02:49
"에너지 부분에 있어서 LEED에 비해 국내 기준은 너무 보잘것 없고 모순들이 많습니다." 라고하심은 LEED인증이 국내 대비 에너지효율이 더 높다는 의미신가요. (자꾸 지워져서 같은 내용을 다시 적습니다) 그 에너지효율이라는게 묘.합니다. 제 주변의 경우 지난 30여년간 동일한 건물 같은 사무실 방을 쓰는 사람들중에 유독 한두사람에게서 미치도록 덥거나 뼈가 시리도록 추워하는 경우가 있더라는겁니다. 이는 갱년기증상 처럼 개인차나 운동직후처럼 환경차가 아님에도 주로 외국인의 경우였고 그들을위해 에어컨을 히터를 더욱 강하게 틀어야했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한여름에는 너무 낮아진 온도에 겨울코트 파카를 걸치거나 규정을 어겨서까지 발밑에 전기난로를 감춰가며 틀고 살았고, 겨울에는 필요이상 높혀놓은 온도로 창문을 열어놓을 지경이었습니다. 개인아파트에서도 남편은 에어컨을 끼고살고 아내는 덜덜 속내복을 입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야할 정도가 비일비제했습니다. 에너지효율이 아무리 좋게 만들어진 건물이라해도 그 안의 사람들중 몇몇씩 미치도록 덥거나 뼈속까지 시린 경우가 생긴다면 그 에너지효율에 막대한 지장를 초래하게 되는건 당연합니다. 
살던 소형 아파트의 또 다른 경우는 겨울에 출근하면서 퇴근때까지 "외출" 낮은온도로 해놓았고 주말주일엔 주로 집을비웠는데도 고장없던 난방 측정 온도계 스스로가 뼈속까지 시려웠던건지 냉장고 속에 들어 있는 마냥 종일 히터를 돌려대더니 몇개월동안 관리비를 매월 5-60만원씩 낸적이 있습니다.
허면 LEED 인증받은 건물 속에 산다면, 더는 몇몇 사람들씩 미치도록 덥다거나 뼈속까지 시리다거나 하여 그 결과 건물에너지 효율이 무지막지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없게 되지 싶으니 믿음이 간답니다.
대체 왜 미치도록 덥고 추운사람이 생기는걸까요? 에너지 효율은 어찌하라구요.
G 공존 11.11 01:26
세계 각 국가별 기준이 있 듯,
LEED 기준, 독일 패시브 기준, 한국 패시브 기준 서로 다르지만 서로 존중할 필요가 있죠.
어디가 좋고, 어디가 나쁘다 이런 식 말고요.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건축 및 단열 기준을 정해서 시행하고 있는 것 처럼요. 물론 아쉬움이 넘쳐나는 기준이 넘쳐나는 기준이지만요.
결국 어떤 기준(LEED, 독일 패시브, 한국 패시브)을 결정할지는 건축주 마음이죠.
M 관리자 11.11 05:38
기승전.. 인데 '결'이 야릇하네요.
건축주 마음이라면 전문가는 어디에 있는가? 라는 물음이 있지만... 그 분이 결정하고 그 분이 책임진다면... 저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