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아파트 공기질 관리 방법
들어가며
2019년 1월에 입주한 새아파트에서 환기장치를 교체하고 지내다가 2020년 3월 말부터 실내 공기질을 측정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공유할 만한 내용이 있어 남깁니다.
환기장치 교체 경험담: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4_04&wr_id=8288&page=4
실내공기질 측정장비 참고자료
https://kr.getawair.com/#/mint
에어컨으로 제습이 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에어컨만으로는 실내 습도를 낮추기는 어려웠습니다.
에어컨 설정온도 25 oC 에서 제습기를 동시에 가동해야만 퀘적한 공기질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08/26일 data를 보면 0시~8시 까지는 에어컨만 가동하면서 생활했고 한동안 자연환기를 유지한 다음 에어컨과 제습기를 동시에 가동했습니다. 실내습도를 측정한 data를 보면 상대습도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전 여러 조합으로 습도를 낮추려고 시도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제습기만 이용했었습니다. 제습기 소음은 논외로 하더라도 물통(4L)을 하루에 4번 정도 비워야 했고 실내 온도는 제습기에서 발생되는 따뜻한 바람으로 인해 계속적으로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제습기에서 제거할 수 있는 수증기의 양보다 더 많은 수증기가 환기장치를 통해 계속적으로 실내로 들어오고 있어서 습도는 1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에어컨으로 제습을 해보려고 시도도 했었습니다. 온도를 낮춰가면서 실내습도를 체크해 봤는데 24도 이하로 내려가면 너무 추워서 이것도 답은 아니였습니다. 26oC만 되더라도 상대습도가 70%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찾은 결론이 에어컨 설정온도 25oC에서 제습기를 가동하는 조건이였습니다.
에어컨만 가동한 0시 ~ 8시까지는 상대습도 70%를 보인 반면 자연환기 후 에어컨과 제습기를 같이 가동했을 한 9시 ~ 17시까지 50% 대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열회수환기장치를 통해 외부 습한 공기가 계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내 온도가 25 oC에 도달하면 에어컨은 작동되지 않습니다.
에어컨이 돌아가지 않으니 제습이 되질 않습니다.
반면 에어컨과 제습기를 같이 가동한 9시이후 ~ 17시 까지는 제습기가 가동되는 이유도 있지만 제습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에어컨이 온도를 낮춰줘야 하기 때문에 운전을 해서 제습의 효과가 커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산화탄소 측정결과는 자연환기 이후 1명만 거주해서 잘 관리가 되었습니다.
초미세먼지는 프리필터에서 잘 걸러주고 있었고 계절적으로 영향도 있어서 상당히 낮게 잘 관리되고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화학물질이 생각보다 높게 측정되었습니다. 여기서 주거건물에서 외단열을 해야 하는 이유가 다시한번 강조됩니다. 가구나 마감재에서도 화학물질이 나오겠지만 제가 주목한 것은 단열재입니다.
저희 아파트는 페놀폼이 실내에 설치된 내단열 건물입니다.
페놀폼은 페놀산과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서 만드는 유기단열재입니다. 제조과정 중 폼 내부에 잔류하고 있던 포름알데히드가 여름철 일사에 의해 뜨거워진 콘크리트 열기로 인해 단열재 내의 포름알데히드가 실내로 방출되고 있는 영향으로 추론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3월에 측정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거의 전 시간대에 200 ppb정도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수년간은 화학물질이 방출될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포름알데히드 나라별 기준치
http://www.wookyungse.co.kr/data2.htm
마무리
열회수 환기장치만 달면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자연환기도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특히 새로 지은 아파트라면 여름철 적극적인 자연환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론적인 필요환기량보다 더 많은 환기량으로 설계해야 할 듯합니다. 실내체적 대비 적어도 0.7 회~1회/h 정도는 되야 이산화탄소 농도도 낮출 수 있고 실내 VOC로부터 안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열회수환기장치로 생활해 보니 기류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실내 유입되는 신선한 공기가 실내공기와 원활하게 섞이지 않고 배기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패시브하우스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여름철 습도를 어떻게 관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3년 전 쯤 지은 청양 주택도 올 여름 제습기와 에어컨을 같이 돌려서 27도, 55%를 유지하고 지내셨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에어컨만으로 여름을 나다가 올해 처음으로 제습기를 사용하셨는데 평년은 습도 70%정도를 유지했으니 별도의 제습장치가 없다면 제습기와 에어컨을 같이 돌리는 것 외엔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내단열은 뭐 하나 좋은 게 없군요.ㅎ
조만간 패시브하우스에서 생활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외단열이 잘 된 건물은
온도를 올리고 내리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건물 내부의 콘크리트 덩어리 전체 온도를 조절해야 하니까요..
아마 에어컨 + 제습기 가동하는 게 더 경제적일 겁니다.
저희집 전기료는 월 2만원 정도 더 나왔습니다.
에어컨 + 제습기 가동하면서요..
소음은 좀 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이 기밀 시공이 잘된 집에서의 제습이 궁금했습니다.
저희 아파트는 기밀 성능이 1.34회/h 입니다.
창호가 슬라이드 창호다 보니
제습을 하는 동안 습기가 자연스럽게 들어올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권빌더님께서 지은 집이라 다르긴 다르군요..
27도에서 55%라..
좋네요!
그리고 여름철 제습하는 방법이 하나가 더 있습니다.
보일러를 약하게 돌리면 됩니다.
어짜피 실내 온도만 올라가면 에어컨이 제습은 해주니까요..
더운날 안전하게 일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