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보니 눈이 와 있다.
기온은 영하 8도, 귀찮아도 어쩌겠나 싶어 귀마개에 가죽 장갑끼고 눈치러 나갔다.
단독에 산다는 것은 여름으로 말하자면 풀 뽑는 기계인거고 겨울에는 제설기로 변신한다는 거다.
새벽에 제설차가 다녀가서인지 도로는 왠만큼 눈이 치워져 있었다.
현관과 주창장앞 눈만 대충 치우고 도시가스와 전기사용량 첵크를 하고 돌아서려는데, 눈에 기이한 장면이 들어온다.
보일러 연도위에 눈이 쌓여있다?
희안하다 싶기도 하고 속으로
'진짜 춥긴 춥나 보다'
.
.
하다 문득 궁금해졌다.
얼래?
우리집만 쌓여있네?
연돌 방향도 같은 북쪽으로 나 있고 바람도 울 집보다 덜 탈것 같은데...
하여, 잠시 생각하다 결론 내리길
새로운 패시브하우스 인증 기준을 제시한다.
이른바,
'연도 적설 테스트'
무료한 아침 웃자고 해본 소리다.
아장 걸음하는 외손녀가 눈보러 밖에 나가자고 보챘다는 것에서...ㅎ
연도에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다는 것은, 눈이 내렸던 순간부터 아직까지 보일러가 가동되지 않았으면서도 실내는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자랑꺼리로써 부족하지 않습니다.
제가 자식이 둘 있는데, 초삼 때 가훈을 쓰 달라기에
큰놈에게는
"나라가 어려울 때 가문을 일으킨다"
쓰주고
막내에게는
"버는 것 보다 아끼는 것이 쉽다"
쓰줬읍죠.^^
그니까
스크루지는 몰라도 자린고비는 맞습니다.
ifree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동네 주유소 사장님이랑 친해지기는 어렵겠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