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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제주도에서 목조주택을 건축하고 있는 건축주입니다. 협회의 교육과 자료가 건축을 결정하고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어서 저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건축과정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부족한 모습도 많겠지만 잘 봐주세요.
패시브하우스에 대해서는 ‘고단열 주택’ 정도의 단편적인 정보만 가지고 있었는데, 건축 계획 단계에서 목조주택으로 결정된 후에 협회의 자료를 보면서 좀 더 정확한 개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수많은 목조주택 하자 사례를 접하면서 제주도의 환경에서 목조주택은 무리라는 생각도 있었는데, 협회의 자료를 보면서 충분히 좋은 집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였는데, 다른 건축주들처럼 저희도 예산의 압박이 컸기 때문에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패시브하우스’를 건축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 결과 비드법 단열재 외단열 후 미장마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인증 주택도 아니고, 인증 요건에 부족한 부분도 많아서 패시브하우스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패시브하우스의 성능을 목표로 건축하고 있어서 제 마음대로 패시브하우스 건축 후기라고 제목을 지어보았습니다.^^;
우선, 저희집은 기존 건축물 철거부터 시작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오래된 판넬집이었는데요, 교육자료에 있었던 ‘지으면 안되는 집’ 사례와 유사한 집이었습니다. 이사할때는 인테리어 공사만 하려고 했었는데, 겨울은 어찌저찌 버텨도 여름은 도저히 버틸 수 없어서 부시기로 했습니다. ㅎ
철거를 진행하면서 비교견적의 필요성을 실감했습니다. 업체별로 금액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운이 좋게도 좋은 분을 만나서 꼼꼼하고 저렴하게 철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철거하는 방식이나 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해서 꼼꼼하게 확인해서 선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철거 후, 기존 기초만 남은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기초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이었는데, 주택지 한가운데서, 계산상 100톤 가까운 양의 콘크리트를 부시고 버리는 게 감당이 안되어서 최대한 살려서 보강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기존 기초 주위에 대략 150mm 의 무근 콘크리트가 쳐져있는 상태여서, 잡석다짐과 비닐, 단열재의 단계는 생략하였습니다. 단열재 설치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기존 기초에 부실하나마 있기도 하고, 기초 측면과 방통하부에 100mm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하였습니다.
13d 철근을 300mm 간격으로 복배근하였습니다. 설계단계에서, 함께하던 설계사님의 사정으로 설계 진행이 어려워서 시간상 허가 도면으로 건축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소규모 건축 구조기준에 맞추어 진행하였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내부 H빔 기둥용 앙카 볼트인데 베이스 플레이트의 크기를 생각하지 못해서 추후에 토대목과 바텀 플레이트를 따내야 했습니다. ㅎㅎ. L 앙카는 용접은 하지 못하고 타설 후에 심었습니다.
기초 레벨은 방부목 쫄대를 폼에 고정해서 맞추었고, 타설 후 살짝 굳었을 때 미장칼로 벽체 서는 자리를 한 번 더 정리해주었습니다.
혼자서 거푸집 탈거하고 정리하고 트럭에 실어주는데 딱 반나절 걸리더라구요. 되도록 혼자하지 말기… ㅎ
비 소식이 있어서 앙카에 비닐을 씌워주었습니다. 바닥레벨 확인은 회전 레벨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외벽 전체 오차가 10mm 내로 나와서 높은 부분을 그라인더로 갈아서 맞추었고, 따로 수평 몰탈 작업은 하지 않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현관과 화장실 등 다운턱을 잡은 부분은 제대로 수평 작업을 하지 않은 것인데(어차피 사모레 깔거니까), 표면이 심하게 울퉁불퉁하니 방통 단열재 깔때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현재는 외벽은 거의 마무리가 되고 내부 목공 작업중입니다. 소규모 현장이고 기존에 워낙 좋은 정보가 많아서 도움이 별로 안될 것 같지만, 건축중에 실수했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위주로 글을 올려보려고 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