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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인증주택 후기

1 라싣 11 1,153 2023.03.03 21:33

안녕하세요


작년에 패시브 인증주택을 짓고 살게된 건축주입니다.


집짓기를 결심하고 집을 짓기까지 많은 정보를 주신 패시브협회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패시브인증주택을 지은 후기(?)를 남겨봅니다.

 

 

- 왜 패시브하우스인가 -


집을 짓고 많이 들었던 질문중 하나는 왜 패시브하우스를 선택하였느냐입니다.

(물론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평당 얼마들었냐이긴 합니다 ㅋ)


왜 패시브협회 인증주택을 짓기로 하였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전문가인 건축주로서 집의 건전성 확보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이 될 것이라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통해 접하는 다른 건축주분들의 시공후 발생하는 하자사례를 보면서 

1. 최소한 제대로 된 설계도면이 있어야 건축주가 하자 발생에 대한 책임주체를 명확히 할수 있겠다.

2. 집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시공의 품질은 바로 알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위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였고


1.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으면 비전문가인 건축주에게 

   자재의 선정과 설계가 건전하게 잘 된 것인지 검증해줄 최소한의 장치가 될 것이고,

2. 패시브협회의 교육을 받고 회원사로 있는 설계/시공사라면 

   그래도 최소한 건전한 집짓기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하는 회사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여 주변의 패시브협회 회원사를 찾아서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또다른 한가지는 다른분들에 비해 조금 이른 나이(30대후반)에 집짓기를 하게 되어

혹시라도 추후에 집을 매도해야할 상황이 생길 경우에도

패시브주택 인증은 이 집이 최소한의 건전성은 확보한 집이라는 

일종의 증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집짓기전에 전원주택 매물도 몇번 둘러보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창호와 외장재 외에 단열재는 어떤 자재로 얼마나 두껍게 들어갔는지 

시공은 어떤식으로 되었는지 확인할 수 없었기에 

의심의 눈초리만 가득해질뿐이었고 마음이 가질 않았습니다.


전원주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집짓기에 대해 조금이라도 정보를 찾아보신 분이라면

패시브하우스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더라도 들어보셨을 것이고

조금만 더 찾아보면 패시브협회 인증주택에 대해서도 알아보실 것이기에

패시브주택 인증은 이러한 점에 있어 우리집에 대한 증명을 해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패시브하우스 살아보면 어떤가 -


대략 입주 후 6개월정도 살면서 첫 겨울만이 지났기에 어떻다라고 확신할 수는 없고,

생의 많은 시간을 아파트에만 살아왔던 사람이라 비교대상이 될만한 경험도 많지 않아

명확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 집을 짓기 전 전원주택 체험을 위해 잠시 살았던 오래된 조적조의 집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따뜻하고 좋은 집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패시브하우스이기 때문인지 새집이어서 그런것인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인터넷의 타 사이트에서 접하다보면 

완벽한 주택의 끝판왕처럼 이야기되어있는 정보들이 많은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환상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활하면서 불편한 점은 바로 몇가지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불편함은 이번 겨울 내내 얼어서 작동하지 않은 도어락 문제였습니다.

기밀 및 단열을 위한 현관문 특성상 도어락에 대한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내부 습기 제거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뜯어본 해당 도어락은 

작동구조가 습기와 습기가 얼 경우 너무나도 취약해보였습니다.


물론 집이 제대로 기밀시공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기밀한 패시브하우스 특성상 발생할수 있는 점이라는 것은 제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고, 

협회를 믿고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만은

불편으로 인한 가족으로부터의 민원이 쉽지 않은 부분이었습니다. ㅎ


그리고 공기가 정체된듯한 환기가 잘안되는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환기장치도 계속 가동하고 실링팬도 돌리고 있기에 실제로 공기는 순환이 되고 있겠지만

특히 햇빛이 들어오는 낮에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이 실내에 축적이 되면서 

이러한 느낌이 더 강합니다.

겨울에도 한낮에는 난방없이 실내 온도가 27도 이상까지 오르기에 

종종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해줘야합니다.


사람이 부정적인 부분에 대한 인상은 더 깊게 남기에 불편함만 금방 떠오를 뿐이고

전체적으로는 만족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 여담 -


저또한 처음에는 많은 분들이 하시는대로 흔히 말하는 허가방 도면 정도에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경량철골조 판넬집을 생각했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전체 집을 지을 예산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금액차이에 있어 

판넬집은 매우 메리트가 있어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패시브협회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완전히 접었습니다.

(협회의 판넬집편을 보기 전의 결정이었습니다.)


과연 인터넷에서 제대로 짓는 다는 분들이 강조하는 대로 

우리집이 그대로 지어질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감이 생겼고

하자 발생의 위험성을 시공자 개개인에게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판넬시공방법에 대한 주의사항 등을 영상으로 매우 잘 올려놓은 곳에서 분양중인 단지에 견학을 가본적이 있었는데

해당단지에 시공중인 판넬주택조차도 영상에서 그렇게 강조하였던 열교와 관련된 디테일은 싹 무시된 채로 시공되고 있었습니다.

외벽으로 구성되는 판넬 코너 접합부를 사선치기 없이 그냥 판넬 그대로 덧대어 놓았고 

그렇다고 열교를 끊기 위해 실내에서 외부쪽으로 돌출된 금속판넬부위를 끊어내지도 않은 채로 시공되고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판넬집편에서 이야기하신 

공식적으로 정립되어있는 기준이 없다는 부분이 내포하는 위험성이 

곧 집을 지으면 10년 늙는다는 말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리 건축주가 공부를 해서 배운대로 시공을 요구한들 

시공자들과 또한번 실랑이를 현장에서 치러야할 것이고

이마저도 감정소모를 한다고 해도 건축주가 원하는대로 시공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문제는 판넬집의 경우 신경써야할 부분이 더 많을수는 있겠으나

비단 판넬집만의 문제도 아니었고 다른 골조와 다른 형태의 집을 짓는다 하더라도 

과연 내가 공부한 건전한 집짓기를 달성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만 깊어질 뿐이었습니다.


그나마도 사람을 잘 부릴수 있다면 좀 수월할지 모르겠으나

남에게 싫은소리 잘 못하는 제 성격 때문에도 더욱 그러했습니다.


결국 패시브협회 인증주택을 지으면서 지금까지는 위에 적은 것 외에는

큰 불편함 없이 만족스럽게 큰 마음고생 없이 좋은 집을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글이 장황해졌습니다.

분명 저처럼 협회를 통해 많은 건축주분들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을 겁니다.

다시한번 유튜브영상을 통해 건축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지식을 나눠주시고,

많은 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주시는 협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Comments

M 관리자 2023.03.03 21:48
너무 감사드립니다.^^
올해 겨울이 가기 전에 문 문제는 해결을 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년 이상이 되면 더 다른 하자(?)가 보일 수도 있습니다. AS가 원할치 않으면 언제든 글 올려 주세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요. 고맙습니다.
7 혜성 2023.03.03 23:17
인테리어적인요소를포기한다면,마그네틱락으로전환하는건어떤지궁금합니다
EM락이제일적합해보입니다.가장저렴하기도하고..
1 라싣 2023.03.03 23:40
@관리자 / 이렇게 늦은시간까지 댓글이 달리는걸 보면 일반 건축주들과 소통하고자 하시는 진정성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다행히 자잘한 하자도 시공사에서 잘 대응해주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염치없이 도움 요청드리겠습니다.

@혜성 / 지속적으로 해당 문제에 대한 글을 보고 있는데 협회에서도 EM락을 해결책중 하나로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다만 EM락으로 교체할 경우 현관문에 기존 도어락으로 인해 타공된 구멍들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것인지 잘 가릴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M 관리자 2023.03.03 23:58
그 부분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몇가지 실증을 해보고 말씀드리려고요..
그게 안되면 도어락에 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처리를 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기밀 및 단열을 위한 현관문 특성상 도어락에 대한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고" 는 시스템 도어라 시공 가능한 도어락이 한정적이라는 말씀이실까요?
M 관리자 2023.03.04 13:16
네 그렇습니다. 시스템도어의 내부 하드웨어를 피해서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입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예전에 찾아봤을때 시스템도어의 메커니즘과 연동 가능한 도어락은 없고 부실해 보이는 도어락밖에 선택지가 없는것 같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가 보네요..ㅠㅠ
M 관리자 2023.03.04 13:45
네 그렇습니다.
7 혜성 2023.03.04 20:35
유로실린더락기준이면제품이몇개있긴합니다.다만이것들이국내에서장착이가능할지는모르겠습니다..
7 혜성 2023.03.04 20:38
Simons voss사의 https://www.simons-voss.com/en/Access-control/digital-smart-handle.html
제품입니다.
유로레하우 국내 홈페이지에는 장착이 가능하다고 나와있습니다.
http://eurorehau.com/03_product/product02.php
기밀성능기준 0.7회/1h 정도의 주택에서 아직까지 문제는없다고합니다. 실내양압은 3%정도걸린걸로알고있습니다.
3 아침 2023.03.04 23:13
저도 마그네틱 락을 고민했었는데 정전시 문이 열리는 (또는
닫히는) 문제와 실내에서 외부로 나갈 때 상업 공간처럼 문열기 버튼을 눌러야 하는게 좀… 정서상 그렇더라구요.
유럽처럼 그냥 열쇠 가지고 다녀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