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트 지붕 철거 지원사업 후기

새로 집을 짓고자 하는 필지에 석면이 포함된 구옥이 있어, 지자체의 지원사업을 통해 석면슬레이트지붕을 철거 처리한 후기를 남기고자 합니다.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 많이 알려진 요즘이지만, 석면이 금지된 것은 불과 10여 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석면이 금지되기 전에는, 석면이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재가 매우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문제는 석면이 사용된 오래된 주택을 허물고자 하는 경우입니다.

석면 함유 슬레이트 지붕재가 있는 경우, 일반 철거업자를 통해 철거공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연면적 200㎡ 이하의 경우, 철거신고시 석면조사보고서가 필요 없기 때문에 철거작업을 몰래몰래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합니다만 불법입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석면이 함유된 혼합폐기물을 처리업체에서 일절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절차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증빙 발급에 문제가 생기면 멸실신고, 건축물대장 말소 등 행정처리에도 문제가 꽃피우기 때문에 석면해체업 면허를 가진 전문업체를 통해 철거해야만 합니다. 석면철거 비용은 꽤나 비싸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매년 슬레이트 철거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중순, 지자체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 슬레이트철거 지원사업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만 하므로, 필지 소재지의 면사무소로 달려가 접수해야만 합니다.

 필지 내 주택과 부속건물(창고 등)이 대상이며, 세대당 약 360만 원이 지원됩니다. 2022년 현재 지붕면적 기준 약 100㎡ 정도를 자부담 없이 처리할 수 있는 액수입니다. 360만 원은 해당 면적의 조적조 주택 본채를 철거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므로, 적은 액수는 아닙니다.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 따라 선발합니다. 농어촌주택개량사업, 빈집정비사업을 동시에 신청하면 우선 선발 대상이 됩니다. 연계사업을 동시에 신청하는 경우 상호 가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철거 후 신축 예정이라면 함께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연계사업들도 비슷한 시기에 신청을 받습니다.

이후 면사무소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부지런히 제출하였더니 3월 중순,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전화가 옵니다. 석면처리는 지자체 지정 업체를 통해 이루어지므로 개인이 무언가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선정 통보 2주 후, 석면철거 업체에서 석면조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여 살펴보고 신청인과 철거일정을 조율합니다.

그리고 어제 하루, 작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침 8시에 현장에 도착했더니 이미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십니다 

석면 슬레이트 위에 덧시공되어 있는 칼라강판을 빠르게 분해합니다.

오전 9:30 순식간에 칼라강판을 차에 싣고 떠나십니다.

슬레이트 상부의 다루끼를 제거합니다.

가림막을 가설합니다.

행정 처리에 필요한 사진만이 목적인 느낌이 가득한 현장 모습입니다(...)

몇 시간째 앉아있으니 동네 강아지들이 누군고 궁금해 주위를 배회합니다.

15시, 굵직한 작업이 완료됩니다.

작은 슬레이트 조각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후 건물철거 작업시 폐기물 처리에 곤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작업자분이 지붕 위에 올라가 부스러진 슬레이트 조각을 철저히 회수하고 계십니다.

폐기 슬레이트는 비닐에 여러 겹으로 꽁꽁 싸여 노란 석면트럭에 실립니다.

작업이 완료되어 썰렁한 지붕 모습입니다. 헐렁헐렁하게 흩뿌려놓은(?) 50mm EPS가 인상적입니다. EPS 하부는 바로 천장입니다.

창고 지붕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옆방 상부 지붕은 무려 흙으로 단열(?)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것은 처음 봅니다..

지자체 지원사업을 통한 석면슬레이트지붕 철거가 완료되었습니다.

지원사업은 건축과 담당이라 멸실신고시 필요한 서류들을 내부거래 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원칙적으로는 민원인이 제출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석면처리 업자로부터 지정폐기물 처리확인서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큰 비가 오기 전에...  집안에 들어있는 각종 공구와 장비들을 치워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