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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바꾼 책 1
제목 한번 거창합니다.
제 인생을 바꾼 책은 ####이라는 책입니다 라고 말하면 맥 빠지고 재미없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우아한 사상서나 고매한 철학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 다른 책 이야기로 너스레를 떨겠습니다.
[숙제로 남은 책 두권]
서평만 보고 덜렁 구입한 이스라엘 출신의 어느 교수님이 쓴 <전쟁과 문명>이라는 책. 훌륭한 책입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었다면 1부는 쉽게 이해됩니다. 그.러.나. 저자 본인이 서문에서 밝혔듯이 본인이 발표한 세 가지 논문을 일반인이 이해하겠끔 손봐서 출판한 책입니다. 저자의 문체 탓인지 중언부언이 심하고 번역도 발번역스럽습니다. 샀으니 언젠가는 정독해야 되는데... 책장에 있는 걸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옵니다.(엊그제부터 정독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책인 <옥스퍼드 영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8년 전쯤엔가 구입해서 백여 쪽 읽다 포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열분이 공저한 책. 그 책을 한국의 서양사학자 스무 분이 두명 씩 짝을 지어 번역한 책. 10 편의 논문을 읽는다는 각오로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역자서문에 밑줄 그어가며, 노트필기 하면서 읽는 책이라고...
저 <옥스퍼드 영국사>의 구입 경위입니다.
(8년전 어느 날 조카와의 대화)
삼촌 : 조카야~ 영국사 책 볼만한거 추천 좀 해라~ 니가 이젠 준전문가 아니겠느냐?
조카 : 영국사하면 <옥스퍼드 영국사>죠.
삼촌 : 옥스퍼드? 그런 독특한 이름을 가진 역사학자도 있었느냐?
조카 : 앜.. 삼촌 ㅋㅋㅋ 게그 그만하세요!!!!
삼촌 : 나 게그 아니다...
조카 : ㅋㅋ 그게요 사람이름이 아니구요~~ 블라블라~~ 그래서 <옥스퍼드 영국사>에요.
삼촌 : 그럼 좋은 책이겠구나.
조카 : 당근이죠~ 도판도 빠방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상당하죠~ 좀 딱딱하긴 하지만요~
삼촌 : 삼촌은 적당히 딱딱한 책 좋아한다~ 지나치게 흥미 위주의 선정적인 책 싫어한다 ㅋㅋ
(한달 후... 조카와의 카톡)
삼촌 : 네 이놈~ 뭐 이런 책을 추천했느냐?
조카 : 삼촌 먼 말씀????
삼촌 : 옥스퍼드 말하는거다...
조카 : 앜ㅋㅋㅋㅋㅋ
삼촌 : 웃지마라~ 삼촌 심각하다 이놈아~
조카 : 왜 이러세요? 아실만한 분이??
삼촌 : 그 오만함이 가득한 언사의 뜻은 무엇인고?
조카 : ㅋㅋㅋ삼촌~ 딱딱이 영어로 머에요?
삼촌 : 이늠이~ hard다 이늠아!
조카 : ㅋㅋㅋ 그럼 hard가 한국말로는 머에요?
삼촌 : ?(분노의 이모티콘)
조카 : ㅋㅋ 걸어다니는 사전이신 삼촌~~(아부의 이모티콘)
삼촌 : 딱딱 단단 어렵다 힘들다 열심히... 뭐 이쯤 되겠구나~
조카 : 그니깐요~ 그책은 어려운(hard) 책이니깐 열심히(hard) 보셔요~~~ ^^
삼촌 : 카톡 끊어!!!
조카 : ㅋㅋㅋㅋㅋ(화면가득)
조카 : 삼춘~ 저번에 뵈었을 때 못 드린 말씀이...ㅠㅠ
삼촌 : 뭔데 그래?(쟈식이 용돈이 부족한가?)
조카 : 삼촌... 흰머리 많아졌더라...
삼촌 : ㅡㅡ;;;
조카 : 슬펐어요 ㅠㅠ 사랑해욧~ 건강하세욧~
삼촌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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