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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자신이 관심 있어 하는 주택에 관해서 물어볼 때, 제일 먼저 물어보는 질문들 중의 하나가 바로 ‘평당 얼마예요?’라는 질문이다. 물론 가격을 알아야 자신도 그와 같은 주택을 지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그러나 좀 더 본질적으로 한 발짝 접근해 보면, 해당 가격을 지불하면 자신도 그와 같은 건축물을 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이를 테면, 동일한 재료들을 가지고서 요리사들의 경험과 자신의 음식에 대한 가치 철학에 의해서 그 맛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맛의 음식에서부터 진귀한 맛의 음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일반 사람들 대부분은 알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단순히 해당 건축물에 투여되는 정량적인 요소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시공사 또는 시공팀의 구성원의 시공 기술에 의해서 해당 건축물의 완성도는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숙지하고 있음에도 건축물 앞에서는 위와 같은 질문이 대두되는 것이다.
얼마 전에 창호업체의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무리 좋은 창호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시공 엔지니어분들의 가치 철학의 유무 그리고 정도에 따라서 마무리된 시공 품질은 상당한 격차를 나타냅니다.’라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 본인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받아서 ‘엔지니어분들(설계 및 시공분들)의 가치 철학은 평단가에서 어느 정도 차지할까요?’라고 되물었다. 저의 질문의 요지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충분한 공부 또는 교육을 통해 집이라고 하는 건축물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수억원을 들여서 자신의 집을 짓겠다고 결정을 내렸다면, 최소한의 교육과 공부는 해야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협회에서 하는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기본 골조에 대한 이해와 공부 등등과 관련된 내용을 통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있어야만 자신의 평가에 대한 기준이 생성되고 각 공정에 대한 엔지니어분들의 노고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다. 무지한 상태에서 어떤 기준이 생길일 만무하고, 무지하니 시공팀과 공감과 소통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은 더더욱 더 요원한 것으로 여겨질 것이다. 자신의 집이 산으로 가는지 강으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타인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무지에 대한 성찰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 않는가하는 것이다.
자신의 집을 짓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일부이기를 바란다면, 먼저 지혜가 발생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기본적인 지식이 축적되고 축적된 지식의 상호 유기적인 결합과 끊임없는 질문을 통한 창의적 문제해결 과정을 통해 조금씩 지혜로워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축적되어야 할 지식이 준비되지 않고서는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없는 눈 뜬 장님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건축 관련 분야에서 삶의 가치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시는 협회 분들과 회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