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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때에는 목조주택을 짓는 시공자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저희집 직영공사의 설계, 감리, 시방서까지 만들어서 교육까지 진행했어야 했던 1인 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친구가 토목공사와 더불어 H빔으로 연면적 60평짜리를 지어야한다고 하기에 무상으로 전체 작업 진행을 뒤에서 봐 주겠다 하기도 하구요....이놈의 오지랖은....제 앞가림도 못하는 주제에......물론 저가 현장에 자주 나갈 수 없어, 아주 손이 매서운 소장님을 한 분 섭외해 놨습니다.^^;;
물론 모든 공정은 미리 저가 작성해서 유의사항과 시방서 그리고 안전에 관한 주의사항까지 꼼꼼히 작성하고 있습니다. 소장님께 드리려구요...
흔히 건축은 종합예술이라고도 불리어집니다. 다양한 재료와 공정이 어우러져 하나의 결과물로 이어지는 과정이지요. 시공자였을 때, 저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과....‘내가 건축주가 되면, 이러지는 말아야지....“했던 내용들을 일일이 메모해 두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항들을 저가 건축주가 되어 하나 하나 적용했구요. 결과요? 음...대체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저희 공사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서 아직도 저의 마음 씀씀이에 대해서 따뜻하게 기억해 주시고 계시고요.....이 분들께서 자주 말씀하셨던 것이 ’지금까지 많은 건축주들을 만나 봤지만, 저 같은 건축주는 처음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고....비유를 하자면, ’일을 은근히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고....그렇다고 돈을 더 많이 받은 것도 아닌데....”...이렇게들 말씀하시더군요.... 그분 모두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드립니다.
구태여 비법이라면, 먼저 저희 집 건축에 관련된 모든 분들을 존중해주되, 모든 분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늘 은근히... ㅋㅋ
그렇지만, 데나오시가 난 경우, 아주 진중하고 심각하게 때로는 기분 나쁘지는 않게 하지만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곤 했습니다. 왜냐구요? 한국말의 경우, ‘아’다르고 ‘어’다르기 때문이지요. 최대한 감정상하지 않게 말입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존중과 배려에 바탕을 두고요...
어짜피 겪어야 되고, 해야 될 일이라면, 그 길을 걸어가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좀 따뜻한 온기를 지닌 채 같이 걸어가는 것이 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인생 그리 긴 것도 아니니까요....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에게 얘기하면서 스스로 깨닫고 배웁니다. "실수는 성장에 꼭 필요하니 두려워 말고, 남의 실수에 화내지 마라. 모르고 실수한 것은 바로 사과하고, 그러한 사과는 기분좋게 용서해라. 다만 나쁜 마음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에는 분노해라."
모든 시공자분들께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다니며, 집을 지어주는 고마운 분들. 이라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대했습니다.
나쁜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전기팀은 그냥 양아치입니다. 자세히 묘사하는 것도 싫습니다. 며칠 후에 한 번 더 올껀데, 그날도 그렇게 행동하면... 제가 XX떨고 쫓아 낼 생각입니다. 등 달고 콘센트 달고.. 저도 할 수 있거든요.
토목팀은 정말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옛날분들이라 단열에 지식이 부족하시고, 당시 저 또한 단열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상태라... 지하에 결로가 발생했고, 어제 지하 계단을 털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화내지 않고 감사인사 드렸습니다. 팀장님껜 작은 선물도 드렸어요.
목조팀도 자신의 모든 최선을 다했고, 정말 정직한 분들입니다. 작업현장 분위기도 밝고 신납니다.
어제 마지막 일 끝내고 가시면서, 현장에 없던 옆지기에게 "즐겁게 일하고 갑니다"라는 문자까지 보냈더라구요. 둘째 딸아이 출산한 부팀장에겐 아기선물 해드렸고, 얼마 전 결혼하신 팀원분께는 선물 준비하고 있습니다.
슬픈 현실이지만... 따듯한 온기를 보내도 개무시하고 짓밟는 양아치가 있고, 그 따듯함을 두 배로 보내주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맞아요. 시공은 기술이라기 보다는 정성이어요. 사실 설계도 그러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