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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 실무 팁_건축주의 지혜로운 처신

2 ifree 5 1,605 2019.11.07 16:19

우리법은 법과 공서양속을 위반하지 않는다면 당사자간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사적자치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죠.

계약 똑띠하라는 말인데요.

오늘은 계약을 잘하는 것과 이를 건축주가 뜻하는 결과물로 연결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개인 의견을 피력해 봅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민법이 천명한 기본 원칙이지만 중간에 옆꾸리가 터지지 않고 잘 굴러가려면 그보다 더 밑바닥에 있는 깔려있는 전제를 만족해야 합니다.

자본주의 기본 이론을 정립한 파레토는 당사자간의 계약은

 

1. 나도 남고 너도 남는 경우

2. 나는 남지만 너는 까지지 않는 경우

3. 나는 남지만 너는 까지는 경우

4. 나도 까지고 너도 까지는 경우

 

4가지 형태가 있는데 이게 수행이 되려면 1번 또는 최소 2번까지는 만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안 되면 이유가 어떻던 판이 깨지는 거죠.

이를 토대로 파레토 최적이란 경제학 기본 이론을 정립했고요.

복잡한 것 같지만 기실 누가 봐도 당사자 입장이라면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언 놈이라고 까지고 일을 하겠냐고요?

즉,  계약상의 문구도 중요하지만 그 이행 사항이 일방의 손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계약관리라는 개념이 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수백억이나 수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플랜트나 설비, 장치 계약에는 추후 달리 해석될 수 있는 관행적 또는 묵시적 동의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모두 정하고 가지만 수천만원짜리 계약에서는 접어두고 가야만 하는 부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걸 모두 정하고 가자면 계약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가도 개입되어야 하고 계약서만도 수천장이 되야 할 거니까요. 시쳇말로 호박역 한 가락 사자고 계약 전문 변호사 댈 수는 없죠.

참고로 저는 플랜트 엔지니어로 그런 계약을 다뤄봤던 경력이 있습니다.

 

다 존데 그래서 어쩌라고...

저는 중간 승인이라는 걸 합니다.

일이 99% 진행됐는데 없던거로 하고 새로하자 하면 빡치지 않을 사람이 없죠.

말 그대로 개 새가 나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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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새(dogbird)과, 학명 : gaesorihagima, 이름 : 빡치니까저리꺼져개 새, 서식지 : 주로 국회주변

 

기초 드로잉이 나오면 검토하고 중간 승인을 합니다.

LAY-OUT이 나오면 검토하고 중간 승인을 합니다.

이렇게 일단 싸인을 한 도면은 추후 기능상의 불가피한 보완 문제가 대두되지  않는 한 단순 변심이나 호불호를 이유로는 재 수정을 하지 않습니다.

이는 분명 전체 과정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건축주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고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설계자 입장에서도 백미터 달리기를 하기로 하고 90미터까지 갔는데 없던 걸로 하고 다시 처음부터 가자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양자 모두의 이익을 위한 선택이라고 저는 봅니다.

대신 각 단계 승인 전에 추후 벌어질 방향에 대해 정보 공유를 많이하면 할수록 만족도는 상승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리스크 테이킹은 있다는 겁니다. 

제 생각은 그래요.

건축주나 설계자 양자가 첨부터 일머리 돌아가는 구조가 이렇다는 것을 이해하고 시작하는게 좋다고 보는 거고요.

해서,  무엇보다 신뢰가 중요하죠.

이게 되면 건축주는 다소 결과물이 부족하더라도 설계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리스크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설계자도 건축주가 떠안은 리스크에 대한 무게를 감안해서 일정 부분 손해를 감내할 수 있게 된다고 봅니다.

    

Comments

2 프라즈냐 2019.11.07 17:03
저희 집을 지으면서, 안사람과 저가 같이 고민해서 흔적을 남겼던 수백장들의 흔적들 중에서 일부를 함 찍어봤습니다. 참 재미있었지만, 힘들었습니다. 줄자를 들고다니면서....이래라...저래라....그래서 그런지....공간이 전체적으로 매우 놀라울 정도로 효율이 높습니다. 혹자 왈 "마치 자로 잰 것 같네요.." 그러면 그럽니다. '네, 안사람이 줄자로 엄청 쟀습니다."라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첨언: 개 새(dogbird)에서 빵 터졌습니다! ~~
M 관리자 2019.11.07 17:04
2 프라즈냐 2019.11.07 17:05
리자님.....혹...아이콘의 손가락이.....중지는 아니죠? ^^;;
M 관리자 2019.11.07 17:20
ㅋㅋㅋ 아니죠. ㅎㅎ
2 ifree 2019.11.07 17:45
프라즈냐님 감사합니다.
좀처럼 구할  수 없는 귀한 사진의 가치를 알아봐 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