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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회수 환기장치 DIY 설치 후기

1 제렘 5 3,150 2021.10.10 22:11

올해 초 전열교환기에 관심을 갖게 되어 시공업체를 알아보다가 이곳 협회를 알게 되었고, 때마침 DIY 중이신 김정현님의 글을 보고 저도 용기를 내어 직접 설치하게 되어, 그 후기를 올려봅니다. 관리자님과 김정현님에게 깊은 감사드립니다.

  

참고글)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4_04&wr_id=10004#c_10134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4_01&wr_id=32714#c_33632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4_01&wr_id=13837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ee9500&logNo=207966162&categoryNo=47&proxyReferer=&proxyReferer=https:%2F%2Fwww.google.co.kr%2F

 

올해 5월에 부분수리 형태로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는데요. 수리 대상에 천장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전열교환기 공사를 하겠다고 인테리어 사장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천장을 일부 개방하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저 역시 처음엔 시공업체를 알아보았는데, 가격대가 기대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었고 (와이프는 장비포함 5백 이상 절대 불가 입장인데 현실은 8백~15백), 장비나 공사 방법, 그리고 직장다니며 일부 공사를 제가 나눠맡아 하려는 제 필요성과 여러모로 맞지 않아 다소 무모하지만 직접 시공을 해보기로 결심했고, 고생은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운도 따르고 해서 별다른 무리없이 잘 진행된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 설계

시공업체 몇군데 견적을 받으면서 그리고 이곳에서 얻게된 지식으로 아래와 같은 도면을 그렸습니다.

(파란색-급기, 빨간색-흡기).  각방에 급기를, 그리고 거실과 부엌에 흡기를 설치하는게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하던데, 저는 각방의 향기와 냄새는 각방에서 알아서...라는 생각으로 방에 급기/흡기를 다 넣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전열교환기는 보일러와 세탁기가 있는 공간에 같이 두었고, 150파이x2 구멍을 뚫어 부엌쪽 거실 천장에 분배기를 설치하여 각 방 및 거실로 배관되도록 했습니다.

 


 

캡처.PNG

 

# 장비 선정 및 구매

저는 판형 제품을 구매하려고 마음먹고 국내외 제품을 알아보았는데요. 

국내 제품들의 경우 프리히터를 적용할 수 없어서 겨울 영하의 날씨에는 거의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일단 제외했고, 해외 제품 중에서는 블라우버그 제품이 좋아보였으나 판매물량이 없다고 하여 다시 패쓰... 다른 대안을 찾던 중에 젠더가 괜찮아보였는데 가격이 비싸고( 6백 이상) 그것도 장비만 구매하는 게 어려워보여 결국은 A/S의 위험을 안고 직구매하기로 결심하고 독일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들여왔습니다. 

 

장비명은 Zenhder Comforair Q 350 ERV이고 엔탈피 옵션이 포함된 것이어서 열 뿐 아니라 습도도 회수되는 걸로 골랐습니다. 올 여름 한참 장마기간 무더울땐 굳이 습도까지 회수할 필요가 있었나... 싶었는데 건조한 겨울에는 그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장비에 프리히터 + 유선컨트롤러 + 국내외배송비까지 다 포함해서 대략 420만 정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자재구매까지 포함하면 와이프와 약속했던 상한선 5백이 넘게 되는데 이 시점에 와이프도 제 작업을 이해 해주며 상한을 더 조정해주셨네요 ㅎ)

 

필터박스는 잡자재 필터박스 v1으로 설치했는데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는데, 이미 구매한 필터 다 쓰게 되면 최근 나온 활성탄 필터가 쓰이는 v2로 바꾸려고 합니다.

 

# 자재 구매 & 공구 확보

김정현님 글(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4_04&wr_id=10004#c_10134) 댓글에 나온 자재링크와 잡자재 사이트(www.jabjaje.com), 더숨(https://smartstore.naver.com/wind-nara/products/5017296715) 사이트에서 주로 구매했습니다.  더숨에서는 여러개를 한꺼번에 구매하니 크게 할인도 해주셔서 절감많이 했네요 ㅎㅎ

 

배관호스 : 플라스틱 65파이 50m x 3

분배기 : 6구 x 2

디퓨저 : ABS 일반 디퓨저 x 12

3중보온플렛시블 & 흡음플렉시블 10m x 3

 

풍속계, 석고원형톱, 긴줄자 등은 중고나라 & 당근을 통해 구했고,

직소기, 전동드릴, 타카 등은 구청, 동사무소의 무료대여 서비스를 이용해서 빌려쎴습니다.

 

 

# 코어 작업

 이런걸 해본적이 없어 제일 고민 많이 했는데 유투브 영상도 찾아보고 대충 뚫을 곳을 선정해두고,

마침 우연히 전화 걸었던 코아업체(대흥코아) 사장님들이 습식, 건식 가리지않고 일을 찾아서 해주시는 덕에 수월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175파이x2개, 85파이x9개에 80만에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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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파이 플렉시블 호스를 위해 175파이 x 2개를 뚫었습니다. 세탁실이라 습식으로 했고, 가스 파이프 손상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무사히 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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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파이 관을 위해 80~85파이 크기 코아 뚫어서 나온 시멘트 잔해들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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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파이용으로 85파이 코어 뚫은 모습입니다. 대부분 시멘트 블록이라 건식으로 해나가다가

그 중 두개가 철근이 포함된 옹벽이라 습식으로 해야하나 했으나, 어차피 바닥이 간단한 보양한 상태라 습식은 불가능했고, 작업하시는 사장님께서 싫은 내색없이 건식으로 힘으로(?) 다 뚫어주셨네요

이건 다른 코아업체 전화할때 까다롭게 물어보던 것이기도 해서 잘 끝난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 천장 배관 작업

구축 아파트라서 천장 속 공간이 안나오면 단내림을 얼마나 해야하나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15층 이상 층은 스프링쿨러 설치가 의무화라서 천장 속에 약 20cm 공간이 있었고, 이 곳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배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걱정때문에 보냈던 시간을 생각하면 끔찍...하네요 ㅎㅎ

 

 매일 저녁에 퇴근하고 나서 천장 석고보드를 필요한 만큼만 뜯어내면서 했는데, 아무래도 혼자 작업하다보니 천장에 배관을 매달때는 와이어를 이용해 다루끼에 임시로 고정시키고 나중에 앙카볼트나 못으로 클립으로 재고정시키는 식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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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고무 재질의 크린호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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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m까지 측정 가능한 줄자입니다. 크린호스 길이를 잴때 유용했네요

 . 당근에서 5천원에 사서 요긴하게 잘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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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 콘크리트에 앙카볼트를 박지 않고 원래 달려있던 다루끼들에 와이어와 클립을 이용해서 배관들을 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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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큰크리트 천장에 이미 박혀있는 못들이 꽤 있어서 와이어를 쓰는데 어려움이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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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기는 8mm 앙카볼트로 천장에 고정했습니다. 처음 해보는거라 구멍 뚫기 몇번 실패한 후에 겨우 했네요 특히, 리모델링 소음 공사가 다 마쳐진 시점에서 큰 소음을 낼 수 있는거라 아파트 민원 들어올까 그게 가장 우려스러웠는데 생각보다 구멍내는건 금방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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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립과 와이어가 연결된 모습입니다. 나중에 리모델링 공사팀에서 천장 마감하시면서 저 배관과 천장 사이에 보온재를 넣어주셔서 혹시라도 석고보드 타카핀이 호스에 구멍내지 않도록 해주셨는데

이것도 아주 중요한 과정 중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 장비 설치 및 OA/EA 호스 연결

Zenhder 장비는 160파이로 되어 있어서 160-150 리듀샤를 구해서 연결했습니다. SA쪽은 흡읍보온으로,

나머지는 3중 보온 플렉시블로 연결했는데, 판형이어서 그런지 걱정했던 것보다 소음이 크지 않아서 모두 3중 보온 플렉시블로 해도 괜찮았을거 같았습니다. (소음은 있지만 세탁실이 시스템 도어로 닫히는 곳이어서 거실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OA/EA 호스는 기존 창문에 보조샷시를 이용해 외부로 통하도록 설치했습니다. 리모델링 해주시는 인테리어 사장님 통해 구했는데, 구글링으로 찾은 이동식 에어컨용 보조샷시를 썼어도 괜찮을 뻔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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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밀테이프와 은박테이프로 호스 마감을 해주었습니다. 초보자가 하는거라 무조건 안새도록 덕지덕지 발랐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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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샷시에 175파이 정도의 구멍을 뚫어 150파이 호스를 통과 설치했습니다. 구멍 주위에 실리콘 마감은 리모델링팀에서 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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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석고보드 마감 작업할때 제가 설치해둔 호스에 맞게 구멍을 내주셨네요.

호스가 오염되지 않도록 비닐+고무밴드로 고정해두었는데 이게 아주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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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퓨저 커버 설치한 뒤 모습입니다. 꽤 그럴듯해 보였어요 ㅎㅎ

 

 

 # 장비 가동 & 초기화

디퓨저까지 설치 하고 나서 Q350 장비를 켜니 초기화가 자동으로 진행되면서 집안 양/음압을 자동으로 측정하여 적정 풍량을 계산해주더라고요. 아마도 Zenhder 장비의 특징인것 같은데 암튼 장비 용량은 최대 350 m3/hr 인데 장비 초기화하고나서 최대 250 m3/hr로 잡히고 그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이건 메뉴얼에도 안 나와 있어서 지금껏 이 설정을 사용 중입니다.

TAB을 직접 해보려고 정밀 풍량계까지 사두긴 했는데 막상 각방 및 거실 디퓨저에서 잘 나오는 것 같아서 분배기와 디퓨저에 별다른 조절없이 모두 균등한 설정 그대로 두었습니다. 지금도 귀차니즘으로 설정 변경없이 쓰고 있는데 시간나는대로 조정해보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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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가동후 4개월간 후기

 4개월 동안 사용해본 소감은,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평소에 칭잔을 아끼는 와이프도 웬일인지 칭찬을 아끼지 않더라고요 ㅎㅎ

가장 큰 장점은 아침에 일어날때 이전과 다른 상쾌한 느낌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밤새 뿜어내는 이산화탄소가 줄어서인거 같은데  (실제로 이산화탄소 측정기로 측정해봐도 매우 적게 나오더라고요) 암튼 이게 저에게는 피부로 느껴지는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더운 여름에 에어컨을 계속 틀어둔 상태로 지내는데 아무래도 창문을 덜 열어도 되다보니 전기도 줄이고 창문 여닫는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전기세 정도 인데 상시로 돌리는데 월 17,000원 정도 나와서 겨울에 프리히터 가동할때 요금 추가되는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네요

 

공교롭게도 최근 몇개월간 우리나라 날씨가 전에 없이 맑은 날이 많길래 왜 그러지? 했는데 그 이유가 호주-중국간 갈등으로 중국 화력발전의 5~60%를 차지하는 석탄화력발전이 크게 줄어서라고 하네요.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318138 

이것 때문에 이번에 설치한 전열교환기 효과가 약간 가려졌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과거의 청명한 날씨를 되찾을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몇개월전 일이라 정리하는데 애먹었네요. 글이 두서없는데 혹시 DIY를 하시거나 업체를 통해 하시면서 정보를 얻고자 하시는 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Comments

G 누누맘 2021.10.11 04:27
성능 좋은 제품은 가격이 너무 비싸서ㅠㅠㅠ 저도 셀프로 알아보다가 너무 힘들 것 같아 국내 제품으로 고민중이었는데 직구를 하셨다니!! 대단하십니다~!! 직구는 어디서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자재비 포함 얼마정도 드셨나요..?
1 pelphy 2021.10.11 08:40
훌륭합니다! 전열교환기가 부럽고, DIY를 좋아해서 더더욱 부럽습니다.
M 관리자 2021.10.11 10:04
우와~~~ 멎져요.. ㅎㅎ
지금까지 DIY 하신 분 중에서 원탑이세요. 수고 많으셨고, 올려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대단하네요 후기와 정보들 감사합니다
1 제렘 2021.10.11 13:51
(수정)
@누누맘님, 직구는 https://www.lueftungs.net/zentrale-lueftungsanlage-zehnder 사이트에서 물건을 고른 뒤에 유럽위크란 구매대행을 통했는데 최근에는 배송대행만 한다고 하니 오마이집, 아이포터 같은 다른 독일구매대행으로 가능할것 같습니다.  구매가격은 독일사이트 가격 - 독일부가세 + 구매대행/운송료 + 한국부가세 로 계산되고, 전체 비용은 장비는 프리히터, 악세사리 모두 포함해서 420 (지금 다시보니 Q350 enthanpy만 가격이 올랐네요), 코어작업 80, 호스등 자재 100 합해서 약 6백 정도 든 것 같네요.

저의 경우 처음에 잘몰라서 판형에 꽂혀서 젠더를 직구까지 했지만, 환형도 괜찮다면 잡자재에서 파는 컴포벤트나 국산 SSK를 사서 A/S 및 기술조언을 받으시는게 낫지 않을까 합니다.
DIY 시공은 진행하다가 변수들이 너무 많은데 저의 경우 운좋게 어떻게 어떻게 넘어갔지만, 만약 그런 돌발상황에 대처할 일정에 여유가 없거나 환경에 제약이 많은 경우 (리모델링 중간중간 저때문에 다른 공사가 지연되거나 방해될까 너무 두렵더라고요 ㅠㅠ) 이곳 협력사를 통해 진행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관리자님, 게시글과 댓글로 알려주신 정보들이 큰 도움되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pelphy님, 이상준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