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PP 기준
1 앙마캔디 (115.♡.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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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4 10:58
안녕하십니까, 관리자님^^
혹시나 제가 찾는 자료가 있나 싶어, 독일 패시브협회 홈페이지에 들어가기 앞서 한국 홈페이지를 왔습니다.
그러다가 질문 게시판의 답변이 너무도 친철하여 저도 질문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
제가 하고 있는 고민의 답을 이미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 질문을 드립니다.
국내의 논문에서는 대게가 EN ISO 13790에 대한 언급했습니다만,
PHPP은 EN ISO 13790, DIN 4108, DIN V 18599 기준에 기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EN ISO 13790과 DIN 4108의 기준의 알고리즘적 차이를 비교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기위해서 DIN4108기준을 구입해야되며, 독일어로 써져있는 불편함도 감수해야합니다.
혹시,,, 그에 앞서서, PHPP에서 ISO 13790 알고리즘이 적용된 부분이 어느 부분인지 물어봐도 좋을까요?
제가 공부해야할 방향을 조금이라도 밝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희강
이 질문은 상당히 긴 답변을 드려야 하는데요.. 일단 찬찬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꽤 많은 덧글이 이어질 터이니 끝났다고 해야 끝난 것입니다. (야구 9회말 분위기네요... ㅎ)
일단 ISO 13790이 뭔지 이해를 먼저 하셔야 하는데요..
이 기준은 비교적 간략하고, 통섭적 내용을 담고 있는 기준입니다. 즉, 해석 알고리즘(?)이 있기는 하나, 알고리즘이라기 보다는 부하계산법의 정의이며,
1. 건축물의 해석이 꼭 필요하며
2. 해석을 하기 위한 방법은 학문적으로 월간법, 년간법, 시간법, 동적해석 등의 방법이 있는데,
3. 대충 이런 내용이고, 각 방법마다 사용하기 나름이니, 한번 잘 해보자..
4. 다만, 여기에서는 "난방과 냉방의 부하계산"까지만을 논의한다.
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 모든 건축물에너지해석 프로그램은 ISO 13790에 부합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nergyPlus, Trnsys, ESP-r, ECO2, CE-3, PHPP 을 포함한 모든 해석프로그램이 ISO 13790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DIN 4108-6, DIN V 18599는 구체적 해석 방법론(기준, 방식)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즉, 면적산정방법은 어떻게 하며, 실내발열량, 환기횟수, 누기율, 설비분야 까지.. 매우 독립적 기준이죠.
이 중에서 먼저 나온 DIN 4108-6 은 주거시설만 해석 가능한 알고리즘이며, 여기에 기타 모든 시설을 해석 가능하도록 확대 개발한 것이 DIN V 18599 입니다. 즉, DIN V 18599 이 나오면서 DIN 4108-6 을 폐기하려 하였으나, 몇가지 사유로 현재까지 양립하고 있습니다.
PHPP는 DIN 4108-6 을 기본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며, 나중에 나온 DIN V 18599 의 일부 내용(주로 냉방)을 차용해서 조금 보강을 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PHPP를 DIN V 18599 기반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폐가 있습니다.
EN ISO 13790가 구체적 알고리즘을 담고 있지 못하고, 이렇게 매우 일반적인 내용만을 담게 된 것은 공식적 기록에는 없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의 신경전 끝에 나온 결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럽 쪽 알고리즘이 미국에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프로그램 들 (에너지플러스 등..) 보다 쉽고, 간편해서 유럽은 이 기준을 국제표준으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쪽에서 볼 때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이지요.. 그러나, 그렇다고 에너지플러스 등의 알고리즘을 국제표준으로 하자고 주장하기에는 이 들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난해함 때문에 사실 국제표준으로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본인들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국제표준을 잡자니, 유럽과 미국의 모든 내용을 담을 수 밖에 없었던 거고, 그러자니 그저 퉁친 일반적 내용만을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죠.
거기다, 설비분야까지를 이야기하려면, 그나마 구체적 알고리즘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EN ISO 13790 은 부하(요구량)까지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그저 개념도 수준이죠.
그러므로 국내에서 사용되는 ECO2, CE3 등이 EN ISO 13790 을 따랐고, 에너지플러스/트란시스 등은 마치 다른 규정인 듯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견해입니다. 사실 ISO 13790의 내용을 보고서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 것이지 의문이기도 합니다만... 이 내용은 규정의 제목만으로도 증명이 되는데요.. ISO 13790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Energy performance of buildings - Calculation of energy use for space heating and cooling"
즉, "공간의 난방과 냉방을 위한 에너지사용의 계산" 입니다. 여기에는 급탕도 조명도 환기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히 표현하자면 ECO2, CE3는 DIN v 18599를 따른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사실상 선진국의 자기 나라에 있는 전체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해석을 해야 합니다. (에너지절감과 탄소배출권시장을 위해) 그런데, 미국 쪽 프로그램으로 그 것을 하자니 몇백년이 걸릴 것 같거든요.. 교육도 너무 어렵구요..
일례로 LEED에서는 미국 쪽 프로그램으로 에너지평가를 하도록 되어져 있는데, 아시다시피 이게 상대평가거든요. Base Line 대비 몇 % 절감했는가만 따지게 되어져 있습니다. 원인은 당연하겠지만, 절대평가는 거의 불가능하거든요.. 매우 오랜동안 사용한 고도의 전문적 사용자가 아니면 미국 쪽 프로그램으로 절대적 에너지사용량을 해석해 내는 것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자국의 산업 발전 등을 고려해 볼 때,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포기할 수는 없고, (물론 프로그램 자체는 매우 훌륭합니다.) 자존심도 있고 해서.. 이를 위한 여러가지 대안(E-quest 등)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잘 안되고 있는게 사실입니다.
즉, 에너지플러스 등은 실무적으로 사용되기는 무리라는 결론이죠.
DIN V 18599는 그 틈새 시장을 잘 노린 기준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연구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평가를 위한 알고리즘을 개발한거죠. 쉽지만 누가 계산해도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오고 그렇다고 해서 에너지플러스 등과 결과값의 차이도 크게 없는...
즉, DIN V 18599 는 평가와 인증을 위한 알고리즘 그 자체입니다.
EN ISO 13790 의 변천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90년대 초에 EN 832 이라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간략계산법제시 (계간법 또는 월간법)
-난방에너지만 계산
-주거시설만 계산
이 규정이 2002년에 prEN ISO 13790:2002 으로 발전합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EN 832을 기반으로
-비 주거까지 계산에 포함
이것이 결국 2004년에 EN ISO 13790:2004 로 정식 명칭을 얻게 됩니다.
내용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명칭에 pr만 빠졌습니다. 물론 단어 몇개는 변경되었습니다.
이 것이 2008년에 EN ISO 13790:2008 로 수정이 되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냉방에너지 계산 추가
-기타 계산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포함 (시간법 등..)
그러나, 국제표준과는 별개로 물밑에서는 매우 치열한 진행이 되고 있었는데,, 미국 쪽에서 계속 노력을 하듯, 유럽도 마찬가지 입니다.
EN은 그 뒤로도 많은 내용을 추가합니다.
일단 냉방/난방 이외에도 급탕/조명/환기까지의 해석과 1차에너지소요량 산출의 방법론에 대한 EN 15603을 내놓았고, 그 뒤에 에너지성능평가 방법론을 정리한 EN 15217 까지 출시하였죠..
그 규정들이 가지고 있는 방법론에 극히 구체적 알고리즘(실무적 지침)까지를 더해서 만들어진것이 DIN V 18599 입니다.
즉,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DIN V 18599 의 내용을 모두 알면, 에너지해석프로그램을 누구나 만들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그럴 수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에너지해석이라는 큰 줄거리에서 볼 때 중요한 위치의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너무 작위적인 부분도 많구요.
다만, 이 것이 패시브하우스에 왜 유효하다고 이야기되고 있냐면,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요구량이 극도로 낮기 때문에 아주 작은 열량에도 큰 차이를 보기게 됩니다. 즉, 일반 건물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손실이 패시브하우스에서는 전체 손실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DIN V 18599에는 없는 매우 섬세한 척(?) 하는 알고리즘이 포함되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창틀의 깊이 따른 음영 계산 등..)
즉, 년간 난방에너지요구량이 180kWh/㎡a인 건물이나 182kWh/㎡a 은 별 차이가 아니지만, 13kWh/㎡a 와 15kWh/㎡a는 매우 큰 차이로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매우 작은 열량을 다루어야 하는 패시브하우스에서 PHPP는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 있죠.
(그러나 아무리 섬세해도 사실 결과물의 차이는 생각치 않은 곳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PHI에서 인증받으려면 이 것만 사용해야 하는데, 그 것이 결코 과학적 이유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본론이 개입되어져 있는거죠.
(그렇다고, PHPP가 허접한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닙니다. 오랜기간 에너지플러스와 교차검증을 한, 나름 매우 깊게 고민한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저희 협회도 지금은 비록 "많은 분들의 시선"과 "별 다른 긴 설명이 필요없다"는 이유로 PHPP로 교육을 하고 인증을 하고 있습니다만, 결국 우리는 우리나라 프로그램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것이 우리가 선진국과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확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것이 ECO-2나 CE3와 같이 DIN V 18599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할지라도 우리의 상황에 맞게 발전(지금과 같이 만들어 배포하는 방식이면 요원한 이야기겠죠) 시키면 우리 것이 될 것 입니다.
만들어 배포하면 요원하다는 뜻은 DIN V 18599의 독일에서의 운영방식을 보면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DIN V 18599가 개발된 초기에 독일 정부에서 이 알고리즘을 가지고 엑셀로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민간에 배포를 했습니다.
이 때 내건 조건은 "이 프로그램의 내부를 모두 볼 수 있도록 해 놓았으니, 이 알고리즘을 가지고, 결과값이 같은 나름의 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라. 그러면 절차를 거쳐 공식 에너지해석 프로그램으로 인증을 해줄터이니, 민간은 인증된 프로그램 중 하나의 제품을 사서 사용하면 된다." 라구요.. 그리고 그 프로그램을 돌리는 에너지평가사 제도를 만들었죠.
그래서 몇개의 회사에서 프로그램이 만들어 졌고, 그 들 중 일부가 엄격한 심사를 거쳐 공인을 받았죠. 물론 그 뒤로도 누구나 만들어서 심사를 청구할 수 있었으며,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게 우리나라와 과연 무슨 차이가 있는가? 라고 반문하실 수도 있으나, 독일에서 그 후의 과정을 보면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민간이 만든 프로그램에도 많은 전문가가 참여를 합니다. 동일한 알고리즘을 가지고 처음에는 그저 인증받는데 목적이 있어서 우리나라의 ECO2와 인터페이스에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투박했죠.. 그러나 일단 인증을 받고 나서 판매를 하고 나니, 서로의 프로그램이 경쟁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비록 알고리즘을 동일한다고 하더라도 경쟁적으로 사용자가 사용하기 쉽고, 결과를 매우 다양하게 분석 가능하도록 발전을 시킵니다. 그래야 자사의 프로그램이 많이 팔리니까요.. 심지어 일부 회사는 BIM과의 연동도 모색합니다.
거기에 더해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각 사의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의 내부적 오류를 찾아내고 정부에 보고를 하게됩니다. 또 에너지플러스 등과 비교해서 결과 차이가 많이 나는 부분도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에 따라 이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토론하는 전문가 회의도 만들어 졌구요.. 이 전문가 회의에서 매년 불규칙하게 알고리즘의 오류와 개선점을 발표하고, 각 회사는 이를 반영합니다. 물론 이 회의의 중심에는 최초 DIN v 18599를 만들었던 프라운호퍼연구소가 있습니다.
독일도 처음엔 우리나라의 ECO2와 비슷한 유치한 인터페이스에서 출발을 했습니다만, 이제는 각 프로그램마다 입력방법, 화면의 배치, 매크로기능, 3차원모델링입력 등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죠. 심지어는 계산 시간도 서로 경쟁을 해서, 비록 그 코어 알고리즘이 같아서 결과값은 같더라도, 프로그램 자체는 매우 지능적으로 변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ECO2는 어느 누군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개선(?)되고, 민간에서는 일방적으로 사용만 하면 되죠.. 일견 상당히 편해 보입니다만, 이 방대한 알고리즘을 작은 집단에서 과연 전체를 완벽히 컨트롤할 수 있을 까요? 또 개선시킬 수 있을까요? 자기의 오류를 자신 스스로 찾아 내는데 과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또 ECO2는 과연 언제 TEXT 기반의 입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까요? ECO2는 언제되야 달랑 한장의 결과만 나오는 것이 개선될까요? 언제쯤 되야 창호의 손실량과 벽체의 손실량 또는 창호와 누기의 손실량 비교가 가능해 질까요? 그게 과연 가능하기는 할까요?
독일은 알고리즘 로직하나 잘 만들어서, 소프트웨어 시장도 살리고, 업그레이드는 거의 꽁짜이면서 자동으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DIN V 18599도 자연스럽게 개선되고, 에너지평가사라는 거대한 시장도 만들어 냈습니다. 건축주는 매우 화려하고 다양한 결과 분석표를 손에 들고 좋아하구요.. 음미해 볼 만한 점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방적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현재의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그러므로 ECO2가 에너지플러스와 그저 맞지 않는다라고 불평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의견입니다. 어떻게 입력을 했는데 어디가 어떻게 맞지 않는다고 이야기해야죠. 그게 전문가가 할 역할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수많은 난관은 언젠가는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많은 전문가 집단이 발전에 참여를 하고 ... 그 발전 내용이 훌륭하면 국제표준에도 개입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물론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죠.
이 것이 공부하는 사람이 꿈꾸는 미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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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쓰려고 하시는 분께, 미래까지 중얼거려서 죄송합니다. 쓰다보니 그리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따뜻한 조언처럼,,, 어찌나 애정을 가지고 일일이 가르쳐 주시는지.. 놀랍습니다.
게시판이 훈훈해지는 비결이고, 질문한자를 정말 감동시키는 대단한 답변이네요.
감사합니다.
저희가 꿈꿔야할 미래까지 조언해주시고, 이 기준들에 대한 생각을 밝혀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논문을 준비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김희강
DIN 기준을 예전에 제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그렇게 중요한 책인지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읽고갑니다^^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희망이보이네요
저도 ISO 13790과 DIN v18599 내용부터 공부해보고 싶은 의지 불끈!
감사합니다~
기술자료실에 이 답변을 좀 더 구체화하여 올려놓았습니다.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3_01&wr_id=812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