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최소 환기량 기준과 자동제어

2 ifree 9 4,730 2015.10.12 15:57

이 논의가 세부 기술적인 논의로 넘어가기 전에 집어야할 부분이 있을 듯 하여 거론합니다.


1. 실내 공기질의 목표를 설정하여야 합니다.
컨트롤의 기능과 수단 자체에 메몰되다 보면 정작 왜 컨트롤을 시작했는지?를 망각하게 됩니다.
저 또한 여러가기 산업용 제어 설계를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만, 제일 좋은 컨트롤은 컨트롤을 하지 않아도 '정상'인 상태가 되도록 MASS &  ENERGY BALANCE를 잡아내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예로서 반은성이 좋은 난방 컨트롤로가 있어 상황에 잘 대응해서 하루 중 보일러의 가동을 2시간만 해도 거뜬히 겨울을 났다라는 팩트가 있다고 하면, 저는 그게 자랑할 일이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제어의 공보다는 보일러의 용량을 포함한 난방 시스템이 잘못 설계된 과실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정도의 난방부하가 맞다면 정교한 제어 시스템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먼저 1/10 용량의 난방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경제성과 안정성을 훨씬 높혀주기 때문입니다.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공조기를 설치한 가장 큰 이유는 쾌적한 실내 환경입니다.
에너지 절약이 아닌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시스템이 보장하여야할 실내 공기질의 정량적인 목표가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들여다 봐야할 것은 어찌어찌해서 공조기 가동 전기료를 절약했다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실내 공기질 목표에 대한 쾌적성 기준없이 그냥 거주자가 담날 아침 들것에 실려 나오지 않았으면 괜찮다라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않되겠습니다.

저는 실내 공기질 중 씨오투는 단시간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외부 농도 + 300PPM 내에서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예를들어 외부 공기의 씨요투 농도가 평균 400PPM이라면 실내 공기질은 700PPM이내로 유지하는 환기 부하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봅니다.

저로서는 씨오투 1500PPM 이하의 공기질을  보장받기 위해서 패시브하우스를 짓고 공조기를 달고 쎈스와 컨트롤러까지 달아야하는지 의문이 있습니다.

그 결과로 하루에 2~3시간만 돌리고도 사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명명백백하다면 그 제어 시스템을 확산하기 전에 저라면 공조기 용량부터 일단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2. 실내 공기질의 지표로써 씨오투를 사용하는 것이 대표성은 있겠지만 어쨋던 어떤 범위던 설정한 그 콘트롤 범위에서 다른 공기질 요인이 어찌 거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미세먼지, VOCs, 라돈 같은 유해물질 문제도 있고 실내 습도 조절 같은 결로 곰팡이 문제에 대한 대응 관점도 있습니다.
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모든 요소에 대해서 실험을 통하여 그 값을 확정하기 전에는 최소한 30㎥/h.인 이하의 환기량을 추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입니다.

현재로써는 이 정도 기본적인 환기부하는 보장하고 그 이상의 환기부하를 어찌하면 최적화 할 것인가? 가 단기적인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목표가 가지는 의미가 제어 시스템에 요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비례제어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만약 현재 예시되고 있는 접점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좀더 지능적인 시퀜스로 운전되는 접점제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3. 공조기 기술이 우리보다 앞선 나라에서 공급되는 공조기에는 우리가 잊고 있는 한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공조기 자체에 파워 OFF 스위치가 아예 없습니다.

전기 콘센트에 플러그가 꽃히기만 하면 내부 파라메터를 조작하는 전문적인 조작을 하기 전에는 계속해서 최소한의 공기를 공급합니다.

냉장고 같은 것입니다. 냉장고에도 파워 OFF 스위치 없습니다.

이게 뭔 뜻이냐 하면 공조기는 껏다 켯다 하는 기계가 아니라는 의미이지요.

공조기를 파워 OFF 하는 것은 기본적인 기능에 위배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또 그들이 그리 결정한 이유와 가치를 지금 우리가 수용할 것인지 그런 근본적인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제어의 기본적인 원칙 같은 것이죠.

가스밸브는 OFF만 할 수 있어야지 ON 기능이 자동제어가 되어서는 참혹한 사고가 날 수가 있습니다.

소방이나 출입 같은 안전개통의 자동화는 B 접점 제어가 원칙입니다.

정전사태나 자동화 기능이 정지 되었을 때 가장 안전한 상태로 복귀되도록 설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적어도 협회 차원에서 이에 대한 의견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어찌되어가나 보자 하고 물러서 있을 일이 아니라고 저는 봅니다.


Comments

M 관리자 2015.10.12 18:49
네.. ㅠㅠ.. 저희 더 노력해야죠..

우리나라 주거시설의 환기량 기준은 공동주택 위주의 조건이므로, 다시 살펴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그래도 경험상  30㎥/h.인 보다 0.5회/h 기준이 더 강했고, 그나마 (각종 다른 가스물질을 포함하여 측정된) 근거가 있는 숫자이므로 이와  30㎥/h.인 중 큰 값을 준용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에너지 이전에 사람!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일단 100세대이상 공동주택에만 의무화된 환기조건을 그 이하로 끌어 내리는 것이 첫번째이고, 두 번째는 달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환기장치에 대한 설치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일 듯 합니다.
세번째는 물론 환기의 필요성과 운용방법에 대한 홍보/교육일 테구요..

학교에 환기장치만 제대로 가동되면, 학업수준이 올라 간다는 것을 학부모가 알면 아마도 가만히 있지 않을 듯 합니다.
1 아파트단열 2015.10.13 10:28
좀 조심스런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패시브 협회에서 건축에 필요한 자재나 기기를 고르실때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준을 적용하시는것을 생각해 보면 고성능/고신뢰의 수입 열교환 공조기 제품들이 이미 널리 국내에 설치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국산 제품들이 협회에서 추천하실
만한 제품들인지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전열공조기의 핵심기능이 열보존(교환)환기와  (외기 유입 때) 공기 정화 기능임을 생각해 보면
 (물론 전원에 계시는 분들은 예외가 될 수 있으시겠지만)
도심에 거주하는 분들은 자동차에서 분출되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타이어 분진등의
오염/발암 물질을 최대한 제거한 깨끗해진 외기를 오염없이 실내로 들이는것이
건강에 아주 중요하다 생각되며 이에 어떤 타협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쾌적하고 훈훈한 집에 산다고 하여도 공조기의 누기로 인하여 외부 오염물질이
조금씩 실내로 유입된다 생각하면 몇백만원 초기비용 차이로 누기가 큰 제품을
선택하는것이 과연 옳은것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누기 몇% 차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수도 있다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위험 요인을 충분히 줄일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아직 진화중인 제품을 협회에서 권하실 이유가
있으신지 의문이 들어 몇자 남겨 봅니다.

그리고 손선생님,
저는 공조기 용량이 한국에서는 조금 더 큰것이 좋다 생각합니다.
손님이 많이 오셔서 파티를 하거나 좀 냄새나는 음식을 하면 집안에 불쾌할 수
있는 냄새가 가득 찰 수 있고 이때 물론 창문을 열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공조기 가동 용량을 최대한 높히면 (특히 겨울철)환기에
장점이 있다 생각 됩니다.
M 관리자 2015.10.13 12:00
네..
저 역시 조심스러운 이야기이긴 하나...
협회에서도 수입제품을 함께 권해드리긴 합니다. 비용의 차이로 인해 주로 국산제품을 선택하시지만, 결정적으로 저희가 이를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있기도 합니다.

아직 발전 단계의 제품을 권해 드리는 것은 사실 다른 마음은 없고, 그냥 국내 산업, 그 것도 중소기업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조금 삐딱하게 보면, 이 핑게로 좋지 않은 제품을 권하는 꼴이 되니.. 어렵습니다. 자본주의는 제품의 가격에 품질이 반영되기는 하나, 협회의 방향이 중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스스로의 답이 필요한 부분일 듯 합니다.

다만, 소형 환기장치 부분은 국내에도 시장의 규모가 충분히 된다고 판단하였기에...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해 준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기에 .. 조금만 더 밀고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과정이 .. 국내 산업과 건축주의 건강을 바꾸는 꼴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조언 자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아파트단열 2015.10.13 13:03
비밀글입니다.
M 관리자 2015.10.13 13:16
아닙니다. 전혀 불편함이 없었고, 저희 협회 다른 회원사 분들도 같은 생각이실 겁니다.
또한, 불편했다면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이니, 마음에 담아 두고 발전하겠습니다.

자주 놀러와 주세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2 ifree 2015.10.13 15:23
과학적 결론을 도출하는 담론은 항상 즐거운 고민일 뿐입니다.
고민이 즐겁다니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아파트 단열님의 의견 중 공조기의 용량이 좀 크야한다는 견해 120% 동의 합니다.
우리네 공기질 부하가 음식 조리, 여름철 고온 다습 등 저들에 비해 훨씬 다이나믹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의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저 역시도 최대 풍량 기준으로는 1.3회/h 용량의 공조기를 사용합니다.
제가 지적한 것은 통상 최소 0.5회/h 용량을 기준으로 공조기를 설치하였을 것인데, CO2,미세먼지,VOCs,라돈 등 모든 공기질 요소를 감안했을 때 이 용량의 공조기를 하루에 2~3시간 가동하여도 되는 최적 조건이란게 있을 수 있느냐?는 반문을 역설적으로 한 것입니다.
저는 파티는 거의 하지 않습니다만, 손님도 많지는 않아요.
글치만, 한여름 바이패스 모드를 이용한 새벽녂 나이트 쿨링 때 이 추가된 용량의 위력을 요긴하게 사용합니다.
1 아파트단열 2015.10.13 16:34
손선생님 말씀대로 CO2 는 공기질을 대변하는 하나의 대리 표지자 (surrogate marker)
임에 불과하므로 CO2 농도에만 맞추어 환기를 시킨다는것은 다른 오염물질들을 덜 배출시킬
위험이 있는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자택 공사 사진과 도면, 그동안 겪어오신 노하우를 대중에 오픈하여 주신것에 깊이
감사드리고 블로그에서 보여주신, 항상 고민을 즐기시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 보이십니다.^^;
 (어쩌면 치매 예방에 건강한 고민과 적당한 고뇌가 최고의 대비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건강하시옵고 건강한 고민의 흔적 앞으로도 많이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G 좋은공기 2018.05.05 12:44
유익한 글들 감사합니다.  오래전에 올리셨던 글이지만 궁금한 점이 있어서요..  기술이 앞선 곳들의 공조기에 파워 off가 없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러면 오존주의보가 내리거나 이산화질소가 드물게 고농도로 올라간 날에는 공조기 가동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런지요?
M 관리자 2018.05.05 16:04
그 오존주의보 상의 양, 이상 농도의 이산화질소의 양과 실내 공기질 (CO2,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의 유해성 사이를 저울질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뜻인데요.
이상 농도가 어디까지를 의미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만, 일상생활에서의 외부 이상 농도는 결국 실내공기질이 "더 좋지 않다"라고 해석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