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리모델링 설계 질문입니다.

G 모건축주 6 7,519 2016.10.13 22:03

안녕하세요. 아래 리모델링 질문글(조적조 외단열)을 올렸던 건축주입니다.

간단히 다시 소개를 드리자면, 서울에서 대지 24평, 반지하, 지상2층 총 40평의 주택을 매수한 건축주입니다.

1992년에 만들어진 주택이라 수리 및 개선을 하고 들어갈 예정입니다. 원래는 벽이나 창호 크기를 많이 변경하고 싶었는데, 조적조 건물에서 내력벽을 건드는 것은 원칙상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증축이나 대수선이 없는 리모델링을 할 생각입니다. 골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전반적인 기능을 개선하고 싶습니다.

공사비로는 1억원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 질문을 드렸을 때 관리자님께서는 설계비에 투자를 하라고 하셨는데... 사실 적정한 설계비 투자가 어느 정도인지 알쏭달쏭합니다. 아마 높은 비용을 들이면 좋은 품질이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설계비가 높게 책정되면 시공비로 쓸 부분이 사라진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깁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요약해보자면, 설계와 시공의 비중을 어떻게 맞추어 나가는 것이 좋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1. 설계비 2400/시공비 7600

 협회의 회원사인 모 건축사사무소에서 대략적인 설계비로 이 정도를 제시했습니다. 물론 고품질의 설계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그 설계를 구현할 공사의 범위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건축사님께서도 아무리 설계를 잘해도 시공될 수 없는 부분은 문제가 될것이라고 하시더라구요.

 

2. 설계비 500/ 시공비 9500

최근 개업한 건축사사무소를 찾아갔습니다. 인테리어 중심의 작업을 하는 곳입니다. 허가사항이 없고 인테리어 수준의 범위이기 때문에 설계비를 위 수준으로 책정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건축사사무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시공팀이 공사를 맡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건축사사무소의 포트폴리오가 마음에 들고, 미팅의 느낌도 좋았습니다만 아래의 사항들이 불안합니다.

1)     비용이 줄었는데, 동일한 디테일의 설계도면을 작성해줄 것인가?

2)     설계, 감리, 시공을 한 업체에 맡기는 것은 옳은 선택인가?

3)     법적으로 감리대상이 아닌 공사인데, 적절한 감리가 이루어질까?

이 외에도 여러 사무소의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이 두 가지 걱정의 중간 어딘가를 헤매게 됩니다. 설계비를 높이 책정해도,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사라지지 않네요. 이 정도의 예산으로 집을 잘 꾸미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생각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몇몇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아예 응답이 없거나, 이 정도 규모의 공사에 설계비를 얹는 것이 도무지 무리하다며, 넌지시 거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집은 누구에게 맡겨야 하는가. 고민이 깊어갑니다.

 

어쩌다 보니 하소연이 됐습니다. 질문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한정된 예산 속에서(구체적으로 1) 어느 편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요?

효율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결국 최선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비용을 더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려면 어떠한 파트너를 만나야 할까요?


2) 인허가사항이 없는 리모델링의 경우 건축사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신축과 동일한 수준의 품이 들어가나요? 우문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많은 리모델링 건축주들이 비슷한 의문을 가지고 있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쭤봅니다.

 

Comments

M 관리자 2016.10.14 00:48
안녕하세요...

보통.. 시장에서 하는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평당 공사비를 450만원이라고 하면...
골조 150만원, 외장 150만원, 내장 150만원, 기타 50만원입니다.

골조만 남기고 다 변경하시겠다고 하시니... 이는 최대한 200만원/평이 이미 되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머지 남는 것이 300만원/평입니다. 여기에 연면적을 곱하면 추정공사비는 1억2천만원이 나옵니다. 이 가격은 일반적으로 지어지는 집의 품질인거죠.. 규정을 지키는 공사를 하면 더 올라갈 것입니다.

여기에는 설계비가 포함되어져 있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거의 모든 건축주의 선택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시공사에게 설계를 포함한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죠...
이는 건축주의 탓이 아닙니다. 예산은 시대의 양상이니.. 이 시대가 그 정도로 충분히 공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건축주로써는 그 이상의 투입은 과도한 투자라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협회에 건축주 한분이 찾아 오셨는데요..
그 분이 협회 소속 회원사가 꼭 시공을 해주었으면 하시면서..(물론 예산이 모자르시죠..) 하신 말씀이 지금까지 건축주께 들어본 말 중에 가장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속아도 협회에 속고 싶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아마도 이 이상 더 큰 칭찬이 어딧나.. 싶었습니다. 그 반대급부의 아련함도 있었구요..

어려우시겠지만.. 예산을 더 확보해야 할 듯 합니다.
아니면 내부 마감에 대한 모든 희망사항을 버리시고, 벽,천장은 도배, 바닥은 장판 (물론 친환경인증제품으로..), 화장실 타일은 일반 자기질타일
외장은 외단열미장마감공법,
지붕은 사진만으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역시 가장 저렴하도록..

이런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들을 수 없는 이야기는.. 부재와 부재가 만나는 부분과 각 부재간의 접합에 대한 상세한 설명입니다.

창과 벽은 어떻게 만날 것인지, 왜 그래야 하는지..
벽과 땅은 어떻게 만날 것이지, 왜 그래야 하는지..
벽과 지붕은 어떻게 만날 것인지, 왜 그래야 하는지..

단열재는 어떻게 붙혀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바닥난방몰탈은 어떻게 말려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바닥 단열재는 얼마큼의 두께로 해야 하는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런 부분 때문에 설계를 해야 하는 것인데, 문제는 돈을 주어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겠죠..

신축과 리모델링의 품은... 리모델링이 더 들어 갑니다.
이는 적당한 예를 들어 드리면...

추사 김정희가 (전설인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붓에 먹을 듬북 붙혀서 빈 병풍에 그냥 붓을 던지 듯,, 먹을 쫙쫙 몇번 뿌려서 망쳐놓은 다음.. 그 위에 글씨를 썼다고 하더라구요..
빈 병풍에 글을 쓰는 것과 먹으로 얼룩진 병풍에 그 먹을 다 고려해서 글씨로 보이게 덮는 것과는 그 노력의 차이가 엄청 클 것입니다. 웬만한 실력으로는 글씨로 보일 수 조차 없겠죠..
추사는 거기에 더해서 그게 내용도 있는 글을 썼다고 하니...

설계도 빈 땅만으로 도면을 그리는 것 보다.. 이미 공작물이 있는 상태가 더 어렵습니다.
최소한 많은 시간을 내서. 모든 부위를 실측하고 도면화하는 작업이 기본적으로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설계를 제대로 하시는 분들은 성격이 쫀쫀(?)하셔서.... 벽에 크랙이라도 많이 가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해.. 그 작은 설계비를 쪼개서 구조기술사에게 전문적 설계를 다시 맡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로 리모델링 설계비가 높을 수 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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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하소연이 되었는데요...

정리를 해야 하므로..
일단 지금보다 예산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설계비를 낼 여력이 없어 보이므로.... 일단 누가 되었든.. 협회에서 실무자 교육을 받으신 분에게 시공을 맡기셔요. 필요하시면 공지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구할 수 있는 확율은 그리 높지 못합니다만...) 만약 찾아진다면.. 시공하실 분과 함께 저희 협회로 오셔요.. 주의해야할 사항을 최대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그럼에도 도면을 거치고 시공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좋긴합니다. 협회 교육을 받으신 분이 시공을 한다면.. 설계비는 아마도 공사비의 10% 선에서 정리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아무래도 도면의 강도가 줄어드니까요..

이게 제가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인 듯 합니다.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언제라도 글 올려주십시요.

감사합니다.
G 모건축주 2016.10.14 09:05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가장 어려운 숙제이긴 하지만, 예산을 더 구해봐야겠네요...

현재 협소주택, 혹은 작은 규모의 주택 리모델링을 작업해본 건축사를 중심으로 만나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포트폴리오가 있어야 저희 집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 정도 규모의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대개 직접 운영하는 시공팀이 있더라구요. (물론 다른 시공사와 경쟁입찰을 한다고 합니다. 다만 직영의 시공사를 고르면 설계비를 조금 감해준다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위의 세가지 질문이 궁금합니다. 이것은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미팅 자리에서 차마 직접 물어보지 못하겠더라구요.

아, 그리고 이건 지금까지 전 의식하지 못했던 것인데... 혹시 제가 위에 설명한 업체가 바로 설계를 겸하는 시공사인건가요? 저는 시공을 겸하는 설계사무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M 관리자 2016.10.14 10:03
아.. 중간의 질문도 더 있었는데 답을 안드렸네요..
다시 올리신 글의 내용과 더불어 한꺼번에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1)    비용이 줄었는데, 동일한 디테일의 설계도면을 작성해줄 것인가?
2)    설계, 감리, 시공을 한 업체에 맡기는 것은 옳은 선택인가?
3)    법적으로 감리대상이 아닌 공사인데, 적절한 감리가 이루어질까?

▶▶ 저비용으로 같은 일은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설계사무소가 시공팀을 데리고 있는 경우 (데리고 있다기 보다는 동업?) 또는 시공사가 설계팀을 데리고 있는 경우, 모두 마찬가지로.. 이른바 호흡을 맞쳐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도면의 양을 줄일 수가 있고, 그로인한 원가하락이 있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건축의 역사가 좀 꼬인 모든 국가에 있는 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설계+시공"이 될 경우, 이른바 최종 결과물의 품질은 "확율"에 기대게 됩니다.
설계 VS. 시공은 비슷해 보여도.. 사실 상호감시의 관계여야 하거든요..

설계는 자신이 도면을 그린데로 시공이 되는지 궁금해야 하고,
시공은 반대로 시공을 할 수 있게 합리적으로 도면이 그려졌는지 궁금해야 하는데...
이 두 조직이 함께 붙어 있으면 그런 순기능이 묻힐 수 밖에 없습니다.

순기능이 묻히면, 결국 복불복이 될 수 밖에 없어요..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고 면담을 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나, 이 "복불복"을 넘기에는 사실 역부족입니다.
홈페이지 또는 인쇄된 포트폴리오는 정지된 사진만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것도 신축 직후의 깨끗한 사진만 있는게 함정입니다.
상담도 마찬가지겠죠.. 일을 주러 온 사람에게 누군들 최선을 다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므로, 결국 이 시장이 확율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형태가 옳바른 길인데.. 이게 예산부족이라는 벽과 만나니.. 국가도 사회도 개인도 쉽지 않습니다.
저희 협회도 "뭔 소리냐.. 당연히 분리하고 제대로 설계해야지!" 라는 말을 쉽게 못하겠어요.. ㅠㅠ

또한 설계+시공이 한 회사일 경우 "경쟁입찰"은 무의미합니다. 그저 형식이어요...
이렇게 하고자 했다면... 상담과 기타 정보를 통해 일을 맡기고, 또 한번 맡기기로 했다면.. 오로지 모든 것을 신뢰하고 가야 합니다. 경쟁입찰은 종이낭비입니다.

다만, 설계+시공이 합쳐질 경우 설계비를 줄일 수는 있으나, 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건축시장에서는 "겉모양" 또는 "디자인"에 몰입해 왔다는 것입니다.
협회 실무자 교육을 받은 곳과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린 것은 "디자인" 잘 하는 곳은 널리고 널렸으나,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는 조직은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질문하신 것..

설계가 시공을 겸하나, 시공이 설계를 겸하나 결국 마찬가지 인데요..
대게의 경우 설계가 시공을 겸하는 쪽이 소규모공사에 몰려 있습니다.

제가 언급한 것은 그냥 시공사를 말씀드린 거였습니다. 즉, 설계가 빠진 거죠..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받은 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상세는 협회에서 조언을 드리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사비의 10%는 설계와 시공이 분리된 경우의 설계비이며, 이 역시 시공사는 교육을 받은 곳이어야 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이 있을 수 있겠는데요..

설계를 완전히 배제하고, 시공만으로 어떤 이미지의 집이 나올 것인지 예측하고 시작될 수가 있는가? ----> 없습니다.  설계를 하게되면 나오는 결과물(도면, 3차원이미지, 모형)등의 작업이 없기 때문에 건축주는 그저 사례사진이나, 구두로 전달받은 이미지만 가지고 공사에 들어갑니다. 이 경우는 오로지 성능에만 집중된 공사입니다.
이미지를 구체화해야 한다면.. 당연히 설계사무소가 개입되어야 하며, 이 것이 완전히 분리된 곳이든, 설계+시공이든 설계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법적으로.. 건축사법에 의해 건축사는 겸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즉, 건축사가 시공을 하면 불법입니다. 그러므로, 설계와 시공이 합쳐진 형태라 할지라도 이는 동업의 형태여야 합니다. 즉, 시공조직의 대표이사가 별도로 있을 것입니다.
G 모건축주 2016.10.14 15:13
자세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많은 점을 배워갑니다. ^^
G 모건축사 2018.12.10 23:39
건축사 법에서 겸업 금지에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M 관리자 2018.12.10 23:45
법에 적시된 바는 없습니다. 유권해석을 통해서 겸업은 금지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http://www.kira.or.kr/jsp/main/04/02.jsp?page=556&ba_bbsId=BBS_00_BZ_PETT&bbsLocale=&sc_ba_bbsId=BBS_00_BZ_PETT&mode=read&sc_ba_cateId=&sc_scType=1&sc_keyword=&sc_ba_titleL=&sc_ba_authorNameL=&ba_id=105509&rno=

아래와 같은 내용도 있긴 합니다만..
http://cluster1.cafe.daum.net/_c21_/bbs_search_read?grpid=3ysA&fldid=2Cc2&datanum=163&openArticle=true&docid=3ysA2Cc216320060603164335

결국 시공회사를 따로 차렸다가, 설계상의 중대한 하자로 인해 소송의 피고가 될 경우 "성실위반 조항"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빠져나갈 수 있는 조항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