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설계사무소 1년차 사원입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제주도에 지어질 근생이구요, 제목처럼 콘크리트 벽식구조+외단열+모자이크 타일 마감입니다. 저번주에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프로젝트이고, 현재 여러 시공사에 견적을 요청한 상황입니다.
질문내용은
면적이 작지만 곡면인 지붕이 있어 보드형 단열재는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밀도가 높은 셀룰로오스 단열재로 시공하자 제안하여 납품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공사가 외단열로 셀룰로오스 단열 시공을 한 적이 없다하여 대체 단열재를 찾고있는 중이었습니다.
저희 소장님께서는 열반사 단열재나 로이단열재를 사용하자 하셨는데, 제주도 특성상 풍압이 강해서 단열재의 표면이 고르지 못하거나 너무 연질인 단열재를 사용하면 모르타르층이 깨지는 것이 우려되어 현재는 경질우레탄폼이나 글라스울로 대체하려고 합니다. 이것이 괜찮은 대안인지 궁금하여 질문을 드리고, 혹여 제가 잘못된 도서를 그린것인지 불안해서 한번 검토를 받아보고자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늘 좋은 정보와 지식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아래는 건물 단면과 지붕평면도 그리고 해당상세입니다.
일단 방수 등의 세부적인 문제점을 떠나서, 외벽면의 타일이 지붕까지 곡면으로 이어지는 이 디자인은 무리여요. 속되고 극단적 표현으로 "남의 돈으로 장난치는 것"이어여요. (실망하지는 마세요. 이제 1년차잖아요.^^)
그래도 하나씩 해보죠..
1. 외벽의 재료 표현은 위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외벽마감-> 골조로 적혀야 합니다.
http://www.phiko.kr/bbs/board.php?bo_table=z3_01&wr_id=509
그리고, 콘크리트 열교가 생긴 부분(우측 보 부변)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사선제한을 최대한 피해서, 건축주를 위한 사용면적을 최대한 확보해 주는 것도 건축사의 몫이지만, 이 "최대한"의 개념 속에 하자가 생기지 않는 한계가 포함되어야 합니다.
면적만 따질 것이면, 학부생도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
4. 에폭시라이닝은 외기에 직접 형성할 수 없습니다. 자외선과 구체 수분 거동이 버무려져서 쉽게 균열이 생깁니다. 슬라브다운이 적당히 되면, 다양한 마감재가 가능해 지므로, 좀 더 고민을 해보셔요.
그러나, 이 것을 떠나서 우레아수지를 비노출 방수층으로 활용하는 것은 안될 듯 싶습니다.
6. 도면에서 모든 곡면은 중심점과 반경을 표시해야 하며, 이 중심점이 기준점(Working Point)에서의 거리도 표시되어야 합니다. 기준점은 임의로 정하셔도 괜찮습니다.
이는 단면도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런 바탕구성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두가지 해결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재료분리를 해주는 후레싱이 개입되거나, 탄성이 있는 재표분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지붕과 외벽이 이어지는 디자인 자체가 변경되어야 하겠기에 더 이상의 언급은 의미가 없어 보여 넘어 가겠습니다.
곡면 가공의 원칙은
8-1. 타일면이라면 CRC 보드 (특히 메쉬함침된 CRC보드 권장)를 사용 (곡면가공 내수합판에 타일이 붙으면 탈락이 생김) 해야 하지만, 타일이 평지붕으로 이어지는 형태는 말씀드린 바와 같이 권장되지 않기에, 금속지붕이어야 하고, 이럴 경우 내수합판도 가능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CRC보드는 내수합판으로 변경되어야 합니다. 미처 수정을 못한 것입니다.)
8-2. 사각 파이프를 공장에서 곡면으로 선가공하여 현장에서 조립
8-3. CRC보드를 포함한 모든 보드는 두께에 따라 최소 가능가능한 곡면의 반경이 정해짐 (통상 CRC 9T 는 r-500mm 까지 성형 가능 - 각 제조사 제공)
8-4. 합판이 이어지는 모든 이음매 부분은 각파이프에 고정되어야 함.
8-5. 만약 외벽과 지붕이 꼭 같은 소재여야 한다면.. 각파이프위에 지붕용 투습방수지를 사용한 오픈조인트 건식 구성이 가장 합리적임. (동대문 DDP 참조)
8-6. 그러므로, 지붕부터 시작해서 경사외벽까지는 금속마감으로 하셔요. 지금 공사비 안에서 그게 그나마 현실성이 있어 보입니다.
입사할 당시에 이 프로젝트는 이미 허가가 완료된 상황이었고 "디자인, 마감재 변동없이 공사용 도서를 완성하라"라는 말에, 2달동안 야근과 재택근무를 가리지않고, 책보고 여기있는 정보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 뒤져서 지지고 볶고 하다가 하도 답답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실장님은 "이해가 안 되는 디자인이지만 방수나 하자는 시공사의 책임이니 소장님께 어떻게 하실지 물어보고 그렇게 하면 된다며 괜히 마음쓸 필요 없다" 하는데...직업 윤리상 그러기엔 마음이 편치 못하네요. 자문을 얻으려고 와서 푸념하는 것같아 죄송합니다... 요즘 정말 답답한 심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방수나 하자는 설계자 책임입니다. 시공은 도면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구요. 그 과정에 하자가 생길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하자는 거의 설계사무소에서 부터 비롯됩니다.
본능적으로 이 것을 이해하고 계신 분이니 더 길게 이야기할 것은 없습니다.
일단 그 "소장님"이라는 분께 .. 지붕의 재료를 변경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만약 변경할 수 없다고 한다면.. 건축주가 어떤 분인지는 몰라도..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릴 수 밖에는 없네요.
0. 외벽부터 지붕까지 바탕면과 마감재가 통일되는 것을 전제로...
1. 구조체 방수는 제외 (불필요함, 비용절감)
2. 구조체에 스테인레스스틸 앵커로 ㄴ철물 고정
3. 각파이프를 공장에서 벤딩을 해서 현장 설치
4. ㄴ철물 사이로 글라스울 (24kg/m3 이상 밀도) 설치
5. CRC보드 두 겹을 치고, 무기질탄성도막방수 3회
6. 고분자접착몰탈(외부용) 1겹
7. 오픈타임(경화시작시간-접착몰탈회사가 제공) 내에 메쉬시공
8. 고분자접착몰탈(외부용) 1겹
9. 타일 전면접착방식으로 붙힘. (바탕면과 타일 모두 접착몰탈을 발라야 함)
이러면.. 오염은 일찍 나타나겠지만, 균열 등의 하자는 5년 후 부터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그 전에 퇴사를 하세요.
(내부를 셀룰로우즈단열재로 채우면, 회사를 조금 더 다닐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통기층이 없어서 여름에 많이 덥습니다. 건축주에게 이 점은 미리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발코니 등은.. 슬라브다운만 해 두면.. 시공사가 적절한 방법을 찾을 듯 싶습니다.
이 판을 떠날 때까지, 그 "직업윤리"를 잊지 마세요... 하긴.. 직업윤리가 필요없는 직업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관리자님께서...
요 며칠 구정연휴를 포함해 한가한 틈을 타서 "시설물 유지보수"에 대한 강의 자료를 준비 중입니다.
그 중 하나인 보도블록에 관하여 다양한 하자꺼리가 있습니다.
짜부되고 각도 안 맞고 등등...
그런데...
조금 전 산책나갔다가 돌아 본 저의 동리에 있는 공원은 분당 첨 생길 때 조성한 것인데, 바닥의 인터로킹 블록이 아직까지 성성하답니다. 각이 달라지는 부위의 이음매도 어쩜 그렇게 예쁘게 잘라서 맞췄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주변 도로변에 깔린 보도블록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보도블록 하자에 대한 대안을 제가 간간히 박은 사진으로 사용했답니다.
공원 꺼요...
왠지 모르겠습니다.
날이 갈수록 시공품질이 저하되고 있으며, 기술자나 기능공들은 어떤 게 기준인지도 모르고...
제천하고 밀양에서 불나니까 "드라이빗드"만 죽일놈이 되던데...
드라이빗드가 잘못된 게 아니고 외단열 개판치는 우리가 죽인 것 아닙니까?
돌아가신 분들께 우리가 죄인이란 말씀입니다.
그거요. 외단열공사에 대한 것...
건축공사표준시방서에 "가"부터 "아"까지 있습니다.
그리고 LH공사 전문시방서에 다섯 페이지 서술에다가 한 페이지에 그림 세 개 넣어서 합하여 6 페이집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파파고 돌려서 들여다 본 dryvit field manual...
간간히 그림 넣어서 25 페이지입니다.
그렇죠?...
장님만 사는 동리서는 한 쪽 눈 가진이가 모자란 사람이 되는 거라고...
노가다 말입니다만 왠지 이 시절에 어울립니다.
먼저 관리자님께서 답변 해주셨던 내용 정리해서 소장님께 보고드렸었는데, 역시나 무시하시더라구요. 다른데에 질문하면 다른소리 나온다며...허허허...
그날 너무 기분이 안 좋아서 소주를 연거푸 마시고 집에 돌아와 한참을 울었답니다. 분명 이러려고 5년제나오고 그런게 아니었는데 이러면서요.
다음날에 '어짜피 바꾸지도 않을거라 그냥 수정도 하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마무리는 해야할거 같아서 다시 일러주신 방법으로 상세를 전부 수정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 더 이상 마음 안 쓰려구요..
그냥 1년차 채우고 이직을 하던가 해야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마음의 위안을 받고갑니다.
우리나라가 그리도 좋아라 하는 목표를 이룬 것이니 위안을 가지세요.
지역이 어디신지 몰라도, 1~2년 정도 일을 하시고, 협회 실무자교육을 받으세요. 자츄니님은 특별 할인을 해드릴께요.
너무 일찍 들으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일을 좀 더 하셔야 해요.
5. CRC보드 2PLY 위 무기질 탄성도막방수 3회인데, 수직벽을 포함한 이 바탕면과 마감이 들어가는 모든 부분에 방수 처리를 해야하는지요?
자츄니님 힘내시고요...
모든 자재는 시방서가 있고 그것에 근거하여 재료반영을 하여야 합니다.
건축주께서 가우디의 까사밀라나 구엘공원을 보시곤 영감을 받으신지 모르겠지만...
만약 제입장이라면
1. 외부마감을 강판절곡하여 모자이크화하는 방법
2. 내단열공법으로 수정
으로 건축주를 설득할 것 같구요 한때 와이어 판넬위 옹기조각같은것으로 마감짓는게 유행했지만 유지보수문제로 대부분 사라졌죠...
아무튼 사태가 이리되었는데 관리자님께서 일러주신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냥 원안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로 일갈하는 소장님이 잘못됬다고 저는 판단합니다... (3명 사무소에서 2명이 이래도 되냐 갸우뚱거리는데 혼자 저러시면 아랫직원들은 그저 꿀먹은 벙어리네요...)
그리고 내단열은...생각하기도 끔찍합니다. 원인은 최상층 방들의 크기가 정말 코.딱.지 만하게 계획되어 있습니다. 현재도 외단열인데 내측 폭이 2.1m*2.1m입니다. 이 방에 가구나 놓을 수나 있을까 걱정됩니다.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그런 방법이 있구나 하며 오늘 찾아보게 되었어요 거듭 감사드려요.
저도 답답한 마음에 3번씩이나 소장님께 말씀드렸는데 성심이 워낙 철옹성 같으셔서 그냥 마음정리했네요...
ps. 모든 현실에서 배움의 길은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것이 없어요. 건축은 하자를 통해 발전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가장 좋은 사무실을 다니고 있는 것이어요. 지금을 즐기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