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패시브하우스는 어려운 것인가요?

1 ApeaceK 5 2,022 2019.01.13 21:30

안녕하세요.

협회 사이트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고 건축 준비중인 예비 건축주입니다. 

 

결혼을 하면서 육아 문제로 와이프 친정에 도움을 받게되어

경기도 외곽지역에 처음 살게 되었습니다.

 

장인어른께서 형틀목수일을 하고 계셔서 저도 마침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이제 주변에 땅을 사서 건축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장인어른 소개로 평소 장인께 일감을 주시던(토지개발하는... 흔히 집장사라고 부르는..)분께 토지를 매입하였고..

그 분 소개로 지역에서 토목설계와 건축설계를 맡겼습니다. 

 

마음 같아선 협회 협력사를 통해 설계부터 진행하고 싶었으나.

지역일은 지역에서 해결해야 모든 허가 등의 진행이 원활하다고 땅주인분이 강력히 주장하셔서..

이 지역안에서 일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특히 토지매매계약서에 '토목설계/건축설계는 매도인이 소개한 업체에서 진행한다.'는 조항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평소 협회로부터 얻은 정보를 나름 공부를 많이 했었기에..

어차피 직영으로 일을 진행해야 하고(장인어른께서 직접 골조를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어느 정도는 어떤 설계사를 통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전달해주고 협회 도움을 조금 받으면 직영으로 진행할만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패시브 하우스는 어려운게 아니다.

협회에서 지적하는 몇가지 설계 디테일만 지켜도.

직영으로 진행한다면 특별히 비용이 크게 추가되지 않고도 얼마든지 패시브나 패시브에 준하는 집을 지을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믿고 몇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목표는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거나..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이에 준하는 수준으로.. 

 

1. 집 모양은 최대한 단순한 구조

2. 철근콘크리트로 기초 하단 구조는 xps 200mm 위에 매트400mm를 올리는 구조(협회에서 소개해주신 디테일) 

3. 기초 외벽 xps 200 및 유공관/배수판을 그라운드 레벨까지 올리는 구조

4. 외벽 180mm/내벽 150mm 외벽 비드법2종 200mm (에어폴 일체 또는 후부착) 혹은 협회회원사 열교차단제품 사용한 그라스울 200mm

5. 평지붕+역전지붕 혹은 경사 박공지붕(콘크리트+회원사 열교차단제품+그라스울,  혹은 목조나 스틸지붕 구성)

6. 발코니/테라스 없음

7. 그 외 디테일(창호는 협회 회원사 창호+창호주변 시공 디테일)

8. 협회 회원사의 외부 차양 및 환기 제품(설계부터 명시하도록)

9. 기초, 골조, 지붕, 외장 및 기타 설비 등을 여유되는 대로 먼저 진행하고 내부 인테리어는 나중에 진행

 

이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시간 여유가 많아서 천천히 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를 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경량 목구조보다 시공자의 시공 수준에 따른 '운'이 적용할 여지가 적을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콘크리트 골조의 품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목구조 디테일보단 덜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물론 장인어른께서 골조 일을 하고 계셨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그런데 최근 건축사사무소에서 상담을 하다가 느낀 바가 있어 협회에 도움을 좀 구하고 싶습니다.

 

평면에 대한 협의 때 시큰둥한 반응이나 내내 다른 전화통화로 상담시간을 잡아먹은 일은 빼고..

제가 지붕구조- 콘크리트 외벽에 목조나 철골로 박공지붕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문의드렸더니..  

건축사 분께서는 지붕은 보통 평지붕으로 콘크리트 슬라브를 치고 단열재 일체타설을 위해 지붕 하단부 내단열을 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역시 협회를 통해 말로만 듣던.. 아니 글로만 보던... 그런 상황이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내단열은 안된다.. 어떤 방법이든 지붕도 외단열로 진행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꽤나 답답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지금까지 지붕을 외단열로 설계한 경험은 전혀 없다고....

하지만 만약 제가 다른 곳에서 자문을 받아 디테일을 알려주면 그대로 그려줄 순 있다고 하시더군요..

 

이 지점이 제겐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차라리 이 방법이 맞다고 주장했으면 좀 덜 충격받았을 것 같은데..

건축사분이 저같은 비전문가 건축주의 의견대로 시공 디테일을 그려주겠다고 말씀하시는게..

좀 당황스럽고 충격적이고 그렇습니다.

전문 자격을 가진 분이 본인 업무를 이렇게 쉽게 비전문가에게 넘긴다면.. 아무리 건축주라지만..

제가 어떻게 그 분을 신뢰하고 일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아무리 협회글을 보고 세부 디테일을 말씀드려도 저는 뭔가 진짜 전문가의 시각에서 한번 더 검토되고 적용될 줄 알았습니다. 혹은 좀 더 전문적인 시각으로 제 요구가 반영된 설계를 해주시거나요.

그 말을 듣고 그 날 상담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그 이후 연락을 안드리고 일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건축사분 말대로 제가 더 공부해서 비 전문가인 제가 전문가분께 디테일을 설명드리는게 옳은 일일까요? 그것을 저는 신뢰해도 되나요..

알고보니 이 지역에도 협회 회원 설계사무소가 있었습니다. 뒤늦게 알았는데...

아무래도 회원사 설계사사무소에 의뢰를 드리는게 맞는거겠죠?

 

'패시브하우스' 단어만 말해도.. 대부분의 사람들 반응은 시큰둥 합니다.

비싸기만 하고 그걸 다 어떻게 지켜서 짓냐는 식..

다들 하던대로 지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오바하냐는 식..

 

저는 꼭 패시브하우스를 원하지는 않았습니다.

현관문 제외하고 외부 연결도어가 최소 2개는 더 들어갈텐데(주방쪽 쪽문과 파티오도어)

모두 패시브급 단열도어를 설치해야하나? 그 정도 열교는 허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만약 제가 위에 언급한 몇가지 수준을 모두 지켜서 건축하는데 성공한다면..

그건 패시브하우스 인가요? 아닌건가요?

협회 회원 시공사를 통하지 않고 직영공사를 위해

나름대로 집을 짓기위한 어떤 기본적인 최소한의 내용만 추렸다고 생각하는데..

 

설계가 나오면 협회에 인증 문의를 드릴 생각이었습니다.

회원사의 설계나 시공이 아니면 인증이 불가능한가요?

 

아무래도 지금 설계사사무소와는 더 진행하지 않는게 맞겠죠?

회원사 소개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Comments

G 어느건축주... 2019.01.14 07:17
저 역시 현재 시공 중인 건축주입니다.
이곳에서 배운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왜 자꾸 패시브협회는 기웃 거려요? 인터넷 좀 그만 해요 쫌!!" 그럽니다 -_-;;;;
6 콜루 2019.01.14 09:22
선생님 글을 읽어보니
스팩은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시공하시려 하는것 같으신데
그냥 협회 회원사들과 건축하시는것이 비용도 줄이실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5 설리 2019.01.14 10:41
말씀하신 모든것들이 패시브하우스가 아니라도 필수 요소들인것 같은데요....
그리고 말씀하신 사항중 제일 중요한 기밀테스트가 빠져있습니다.
1 ApeaceK 2019.01.14 12:31
어느건축주...님.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시더라구요;;
요새는 인터넷으로 너무 정보를 얻기가 쉬워져서.. 아무나 다 자재며 뭐며 다 아는척한다..
저는 이말 자체는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문제는 그분들이.. 인터넷 보고온 아무나 보다 나은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한다는데에 있습니다..;

콜루님.
맞습니다. 스펙을 유지한다가 비슷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너무 당연해 보여서요;;

설리님.
필수 요소 맞습니다.. 꼭 패시브가 아니어도 기본은 지키자 였는데..
결국 하다보니 그 둘의 경계가 모호해진것 같고.. 제가 그 경계를 잘 이해하지 못한 탓도 있습니다.
기밀테스트는 만약 인증을 받게되면 인증 과정에서 이루어지리라 생각했습니다..

댓글에 답글을 달 수 있는줄 알았는데 방법을 모르겠네요;;
M 관리자 2019.01.14 13:06
댓글의 댓글은..
지금 하신 것 처럼 [이름 님.. ] 뒤에 내용을 적으셔야 해요..

늦은 것이 가장 빠른 것이기에...
협회 회원사와 설계를 하시되, 계약상 그 분(지정된 건축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다 돈이기에...
설계는 회원사와 하시고, 그 도면으로 허가만 지정된 건축사 (근데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인지...) 에게 맡기세요. 그 대신 모든 협의 등은 회원사와 하게 되니, 비용을 대폭 낮추어 달라고 하시어요.
그 분들의 업무(?)가 아무 협의 없이 그저 허가만 내는 역할이기에 그리 비용을 낮추어 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한번 협상을 하셔야 합니다.

모든 기술은 손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습니다. 마음이 열려 있다면 처음 보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배움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습니다. 마음에 없다면 그 누구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