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십수년을 살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교육사업을 하고 있는 건축주 부부의 '아영에듀하우스'이다.
건축주부부가 직접 설계하고 현장을 지키며, 어렵사리 지어진 주택 겸 교육공간이다. 자신의 집을 짓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러하듯이 예쁘고 아름다운 집을 짓고자 한다. 그래서 그들 건축주는 그들만의 공간을 그리고, 입면을 고민하고, 형태를 만들어간다.
더없는 즐거움으로 건물의 설계를 마치고 직접 시공업체를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는 그들 건축주는 이 집에서 살아가며 아주 만족해 하고 있다. 패시브건축물만이 가질 수 있는, 열적으로 온화하며,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적 쾌적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들은 복잡한 형태와 그에 따른 공사비의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만족스런 건물의 기밀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했다. 그 결과로 비슷한 면적의 타 주택보다 기밀성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 해야 했다. 기밀성을 더 높히는데 너무 많은 출혈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이다.
협회 내부적으로도 50pa에서 1.5회라는 기밀성능을 과연 3리터이하의 주택으로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인증을 하기로 하였지만, 이는 건축주의 노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숫자로 표현되는 이 체계에서 감성적 변수를 넣는 다는 것이 가당치 않을 수 있으나, 아직 협회 내부적으로도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과정에서 1.5회의 과학적 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한계가 있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 중에서 이 기밀성으로 패시브라는 이름을 붙힐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만, 협회는 협회가 생긴 이래로 지속적으로 1.5리터라는 기준에 의문이 있었다. 이는 물리적 의문은 아니다. 숫자는 언제나 그렇듯이 항상 명쾌하다. 이 의문은 다른 관점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시점에서 우리나라에 지어지는 그 수 많은 주택의 평균적 성능을 고려해 볼 때, 1.5리터를 강요하는 것은 너무나 많은 세월을 압축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독일조차도 초기의 패시브하우스는 3리터로 시작하였다.(이 개념은 현재까지 정립된 방식의 패시브하우스는 아니었다. 어찌보면 과거의 패시브솔라개념과도 유사한데..지금의 패시브하우스는 DIN-4108-6에 파이스트박사팀에 의해 개발된 알고리즘이 더해진 개념이다.-필자 주) 이유는 그 당시의 평균적으로 지어지는 신축건물의 시공 기술과 건축물의 성능에서 현실적으로 가장 타당하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그 당시 독일의 신축건물의 성능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건축물들이 지어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 때문에 1.5리터를 달성하기 위해 월등히 높아진 공사비를 소모해 가면서 도달하는 수치가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숫자가 아닐까 하는 의문인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의 평균 기밀성이 협회의 자체적 조사에 의하면 50pa에서 6~8회에 달한다. 독일이 3회를 기준으로 한다면 우리나라가 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또한 신축된 단독주택의 경우이다. 지방 소도시의 단독주택은 무려 12회를 넘기까지 한다. 여기에 깊은 고민과 의문이 시작되었다. 주택 문화의 수준이 이렇듯 확연한 차이가 나는데, 경제적인 고려와 현실적인 상황를 외면한채 과연 1.5리터 이하를 반드시 해야만 하고, 또한 0.6회의 기밀성을 반드시 이룩해야만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왜곡된 것은 아닌가하는 현실적인 고민이다.
수 많은 밤을 세워가면 논의를 하였고, 그 논의 이후로 협회는 5리터까지 인증범위를 넓히기로 하였다. 다만, 패시브하우스라는 명칭의 순결성(?)을 위해 해당 성능으로 이름(4리터하우스 등...)을 붙히기로 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결국 이러한 고민이 이 주택을 인증하게 까지 이르렀다. 그러므로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께서도 이러한 현실을 이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숫자의 진실성에 대한 의문은 언제나 환영이다. 2012년 안에.. 0~5리터하우스의 각각의 성능 요구조건을 협회에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3리터하우스의 기밀성기준이 만약 1.2회 정도로 결정되더라도 이 주택의 인증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관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협회의 입장에서 본다면 좀더 형태가 단순하였더라면, 더 적은 노력과 시공비로 목표로하는 성능의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언제나 동어를 반복하지만 사진의 건물처럼 복잡한 형태의 건물을 저에너지건축물로 만들기는 상당히 어렵다. 다행이 이 건물이 들어선 곳은 아주 많이 따스한 경남 남해도에 지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더 두꺼운 단열재를 시공하였기 때문에 해당 기밀성능으로 2.7리터의 건물이 지어질 수 있었다. 만약 서울/경기 지역이라면 이 형태와 이 기밀성능으로 3리터이하의 성능은 결코 나올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