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프로세스의 변화
기존의 설계사무소에서 행하는 설계 프로세스를 크게 축약하면 다음과 같다.
계획설계-기본설계-부하계산-기계/전기장비용량선정-실시설계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설계를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기계설계사무소에 도면을 넘기고 장비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부하계산을 하고 그 결과에 따른 기계/전기실, PS, EPS 크기를 건축과 협의하고 실시설계 때 조금씩 조정하다가 최종 도면을 납품하는 것이 지금의 일반적인 스케쥴일 것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에너지총량제 하에서는 결코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건물설계에서 이미 에너지절감에 대한 대부분의 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 건축물과 에너지
아래 그림은 동일한 바닥 면적을 가진 여러 형태를 나열한 것이다. (자료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각각의 외피면적이 30%까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외피면적은 곧 외기로 인한 에너지손실을 의미하므로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제일 왼쪽의 사각건물에 비해 제일 오른쪽 건물의 냉난방에너지가 30% 더 들어간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도 없고, 사실적 서술도 아니긴 하다)
이것처럼 건축물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에너지소비량을 결정하는 것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건축가가 쉽게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다. 이렇기 때문에 앞으로 건축물의 에너지에 대한 키는 건축가가 쥐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러게 형태와 더불어 단열과 기밀성능을 따지고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패시브적 설계기법인 것이다.
- 건축물의 에너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이제는 Form Follows Energy 의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패시브하우스의 외관을 보면 건축적으로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건물이 다 랜드마크가 될 수 없듯이 모든 건축가가 다 디자인의 대가가 될 수 없다. 또한 모든 건축주가 디자인이 훌륭한 건물에 살 수 있도록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건축가없는 건축”이라는 유명한 말을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의 거의 모든 건물은 디자인에서도 성능에서도 아무 의미없는 건물이 대다수인 것인 것을 보면 오히려 담담한 형태의 패시브하우스가 더 의미가 클 것이다. 성능적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기본적인 건축디자인의 욕심이 모두에게 다 있는 것도 사실일 터이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결국 건물의 내부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패시브설계가 주는 혜택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패시브디자인을 도외시하고서 건축을 논할 수 없는 것이 시대가 요청하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 에너지총량제 하에서의 설계프로세스.
건축적 요소가 에너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디자인이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건축설계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설계 - 1차에너지해석 - 기본설계 - 2차에너지해석 - 부하계산-기계/전기장비용량선정- 최종에너지해석 - 실시설계
즉, 각각의 단계에서 에너지해석을 통해 현재 디자인되고 있는 건물의 성능을 파악한 후에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실시설계까지 끝내 놓고 에너지 등급을 받을 경우 만약 원하는 등급이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 도면을 다시 수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건축 시장은 변화된 총량제에 대한 혼란과 불만의 목소리가 제법 많다. 그러나 결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선진국의 움직임을 고려해 볼 때 제도의 시행이 오히려 너무 늦은 감이 있을 정도이다. 현재는 에너지총량제를 거부할 때가 아닌 것이다. 오히려 이런 증가된 프로세스로 인해 발생하는 용역기간과 용역비의 증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건축가로써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고, 후배의 행복한 건축생활을 위한 길을 터주는 주장인 것이다.
- 부하와 에너지
기계설계에서 행하는 부하계산과 에너지의 관계는 아래 그림과 같다.
기계설계에서 하는 부하계산은 이른바 피크부하이다. 즉, 설비용량을 산출하기 위해 (여름을 예를 들면) 가장 더운 날의 가장 더운 한시간의 외기온도를 바탕으로 실내를 냉방하기 위한 최대장비용량의 계산인 것이다.
건물 전체 에너지는 피크부하와는 별개로 년간 지속으로 변하는 온도에 대한 냉난방부하의 합산이다. 그러므로 피크부하와 년간 전체 부하량은 엄밀히 이야기해서 직접적 상관관계가 없다. 피크부하가 크더라도 년간 부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건물이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서 설계되어지고 있는 기계장비용량 산정의 안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년간 건물 전체로 보면 과설계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즉 기본적으로 낭비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다.
좋은 설비설계사무소는 용역비가 싼 사무소가 아니라 건물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다한 안전율을 줄여서 공사비 절감과 에너지효율을 높이도록 설계하는 사무소인 것이다. 이 것은 마치 구조설계사무소에서 과다한 안전율을 두어서 철근과 콘크리트의 량이 과다하게 잡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본인이 잘 모르거나 불안하다고 안전율을 과다하게 두는 것은 무책임한 결과를 낳는다. 건축주의 손해는 물론이고 투박한 건물을 만들어 내는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불행인 것이다.
만고의 진리지만 “싸고 좋은 것은 없다.”
설비용량을 산출하기 위해 (여름을 예를 들면) 가장 더운 날의 가장 더운 한시간의 외기온도를 바탕으로 실내를 냉방하기 위한 최대장비용량의 계산인 것이다.
-- 이렇게 하면 용량계산에서 설계한 것이 건물 완공후 실제 가동할 경우 문제가 경우가 종종 발생 합니다...
참고로 외기온도 최고 시간에서 1~2시간 정도 경과 후에는 외기온도는 낮지만 건물이 흡수한 복사열 에너지가 가장 많아서 이때 냉방부하가 피크치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절대 참고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