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공관련 질문

복사냉난방에 대하여

G 하우스 8 7,879 2014.10.02 12:42
안녕하십니까?
 
지난 번에 공조난방에 대해 질문을 했습니다. 그 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사실 제가 공조난방을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냉난방 시스템을 좀 단순화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여러 말씀들을 들어보니 냉난방을 공조로 통일하는 것보다는 복사로 통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리자님과 홍도영건축가님도 복사냉방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구요.
 
일단 제 생각은 시중에 나와있는 건 다 너무 용량이 크긴 하지만 태양광+히트펌프 혹은 지열히트펌프를 이용해서 복사냉난방을 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에코에너다임이라고 복사냉난방 업체가 있더라구요.
 
한국 여름이라는 게 습도가 말도 못하게 높지 않습니까? 그래서 복사냉방시 결로가 큰 문제일텐데요. 그래서 에코에너다임은 냉방수 온도를 조절하고, 따로 제습기를 설치하고 있네요. 그렇게 해서 자동으로 바닥온도와 실내습도를 정확하게 조절해야 결로가 생기지 않는다는 건데요. 다 수긍이 가는 내용이긴 합니다만 처음 생각했던 것에 비해 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해지네요. 바닥냉방은 바닥냉방대로 하고, 열회수형환기장치는 또 열회수형환기장치대로 하고, 거기다가 더해서 사실상 에어컨 실내기인 제습기도 또 따로 한대씩 설치하고 말이죠. 그냥 에어컨 설치하고 말지라는 생각이 좀 드네요.
 
열회수형환기장치로 유입되는 외기를 냉각해서 제습을 하면 어떨까 하는데요. 이렇게 해서 충분한 제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국 여름에 적합한,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타당한 복사냉방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 가지 묻어가는 질문인데요. 홍도영 건축가님께서 한국 기후에는 내부가 매시브한 것이 좋겠다고 하셨던데요. 축열 성능 때문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 맞죠? 그렇다면 철근콘크리트 외에 목조, SIP, 스틸하우스는 모두 문제가 있는데요. 이런 경량구조에 내부 축열 성능을 확보하는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일단 방통을 하면 좀 나을테구요. 벽체 마감을 규조토 같은 걸로 하면 좀 나을까요?
 

Comments

G 홍도영 2014.10.02 17:54
가장 큰 문제는 다름이 아니라 가격입니다.

제가 추진했을 때 히트펌프까지 다해서 가격을 낮추었는데도 결국 선택되지 못했습니다. 히트펌프의 경우는 국가에서의 지원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두 군데 수입업체가 있고 국산업체가 한 군데가 있습니다.

시스템에 따라, 업체에 따라 제습을 하는 방법이 다릅니다. 중유럽 국가에서는 이 제습 공정이 별도로 필요 없지만 한국의 경우는 이것이 없다면 전체 시스템의 효율 면에서 문제가 있고 비효율적이며 비경제적인 시스템이 됩니다. 결로 문제로 원래 성능을 100으로 본다면 수시로 가동을 멈춰야 하기에 그렇습니다.
검토했던 시스템은 브라인 시스템의 열교환 장치에 히트펌프를 통해 냉원을 공급받아 일차적으로 제습을 한 공기를 실내로 공급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별도의 제습장치가 없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부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패시브하우스 수준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처음에 검토한 시스템 중의 하나는 공기조화기에 냉방모듈을 조립해서 실내로 들어가는 공기를 제습과 냉방을 하고 부족한 냉방성능을 바닥 복사냉방으로 하려 했는데 일단 비경제적이고 유입되는 배관을 모두 단열재로 감싸서 시공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포기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제습하더라도 생기는 폐열을 외부로 배출되는 공기에 보내기에 실내 온도가 상승하는 일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사실 매시브한 건물과의 조합입니다. 만일 슬래브가 노출된다면 그곳에 냉방관을 설치하고 바닥 방통층에는 난방만 하는 그런 시스템이면 좋지만, 가격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지요. 불과 몇 도가 더 낮은 큰 암반이 내 머리 위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쾌적하지요. 이는 경험하지 못하면 말로 표현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닥냉방의 경우는 파이프가 기존의 것을 사용해도 되지만 쾌적성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요. 차가운 공기가 위로 올라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부가 중량이 좋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습니다.

1. 축열이 되기에 특히 낮에 저장된 열을 밤에 혹은 복사냉방으로 다시 외부로 뺄 수가 있으면 다음날 다시 저장할 수가 있으며
2. 더불어 실내공기와 직접 연결이 되어 있기에 습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높은데 이 두 번째 습기조절은 꼭 매시브가 아니더라도 가공되지 않은 목재 같은 것으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습니다.

경량 목구조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혀 그 장점을 사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축열도 당연히 부족하고 방통을 하더라도 바닥마감재가 타일이나 기타 자연석 등이 아니면 그 효율 면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습조절도 대부분 실크벽지로 마감이 되기에 실내의 습기를 조절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중량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석고보드에 실크벽지로 마감하면 조습도 축열도 전혀 없게 되는 참으로 의미가 없는 건물이 됩니다. 현재의 공동주택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됩니다. 건식 벽이 늘고 실크벽지가 늘고 확장까지 하니 더 더워질 수밖에 없지요. 즉, 좋은 시스템을 사용하고도 그 성능을 찾아 먹지 못하는 예를 들어 한국의 도심 도로에서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이런 면에서 규조토는 조습성능과 관계가 있으며 축열과는 관계가 적습니다.
경량목구조의 집내부에 황토벽돌이나 기타 축열체가 별도로 있는 것도 좋습니다. 단열재도 그래서 글래스 울 보다는 밀도가 높은 것이 좋구요. 석고보드 마감도 한겹보다는 두겹 두께도 9,5 보다는 12,5 당연히 그렇게 됩니다. 이런 모든 것이 모였을 때 실내환경이 개선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합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부분을 계산 소홀히 하다 보면 결국 모든 것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한방에 해결 할 그런 기적같은 무언가를 바라지요. 그 대표적인게 지하주차장 결로 입니다. 내부에서 아무리 무얼 하더라도 그건 이차적인 문제 해결이지요. 원인은 외부에 있는데도 말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축열과 조습성능도 한계가 있습니다. 저장된 것을 다시 배출 못 하면 그 기능이 언젠가는 당연히 한계에 이르게 됩니다. 즉, 많은 사람이 패시브하우스에 대해 오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패시브하우스는 에어컨도 필요 없고 항상 시원하고 그렇게 오해를 합니다. 다른 건물에 비해 성능이 좋을 뿐이지 패시브하우스가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건물을 어떤 사이클로 어떻게 사용하고 설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그래서 중요한 겁니다. 그런 이유에서 단순하게 슈퍼 단열재만 설치했다고 좋은 건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단열이 잘 된 그런 건물에 불과한 겁니다.
G 하우스 2014.10.02 18:15
답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도 당연히 바닥 난방, 천장 냉방이 가장 쾌적할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비용이 이중으로 들어가니 참 난감하더라구요. 노출 슬래브...역시나 건식 공법에서는 적용하기가 어렵겠어요. 공부할수록 철근 콘크리트가 마음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패시브하우스 수준까지 부하를 줄이면 별도의 제습장치 없이 열회수환기장치로 유입되는 공기를 제습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이것도 비용은 많이 들겠네요. 하여간 좋은 건 알겠는데 결국 비용 문제 때문에 여러모로 힘들군요.

축열을 위해서 건식공법에서도 내부 벽을 일부 벽돌로 하면 좋겠네요. 벽돌이 예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1층은 몰라도 2층은 중량 문제 때문에 어렵지 않을까요?
G 홍도영 2014.10.02 19:01
구조적 문제가 예상된다면 2층의 창문 면적을 조금 줄이는 것도 방법이며 일층의 더운 공기가 여과없이 위로 올라가는 것도 줄여 보겠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2 권희범 2014.10.02 23:05
축열에 대해 평소에 궁금했던 내용인데 덕분에 잘 봤습니다.
이참에 끼어들어 질문이 있는데요,
1.홍선생님이 말씀하신 축열성능의 한계는 열대야가 지속되는 며칠 정도로만 생각하면 되나요?
2.축열체가 식으려면 야간의 온도만이 아니라 습도도 영향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장마철 숩도에도 큰 영향 없이 열 배출이 원활히 이뤄질지 궁금합니다.
3.여름철 직달일사가 닿는 축열체(예를 들어, 외부 브라인드 없는 큰 서쪽창과 마주한 벽)는 뜨겁게 데워질텐데 외부 차양이 없는 가정이라면 이런 경우 그 벽만 석고 마감을 하면 될까요?
4.경량건물에도 내벽 일부를 중량재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벽이 기초와 한몸이 되면 열교가 생길 것 같고, 방통 위에 조적을 하면 하중이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좋은 방법이나 이런 사례가 있을까요?
5.콘크리트와 ALC 두가지를 놓고 본다면 구조가 아닌 축열체로서의 성능만을 따져볼 때 각각 어느정도의 두께가 적당한지 궁금합니다.

다른분 질문에 끼어들어 질문을 잔뜩 쏟아놨네요. 죄송합니다.
G 홍도영 2014.10.03 00:17
토의식으로 진행을 해보지요!
1. 축열성능이 중요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2. 축열체는 다른 냉방시스템과 같이 봐야 합니다.
3. 외기와의 온도차가 5도이상은 되어야 기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4. 이미 들어온 태양열인데 내부 마감을 바꾼다고 바뀌는 건 없습니다. 이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차양장치 없이는 축열도 소용이 없습니다. 다만 경량에 비해 온도상승이 좋을 뿐 입니다.
4. alc는 단열재에 비해 열전도가 높지만 열교억제에는 효과가 있기에 하부에 사용해도 됩니다. 상부는 밀도가 높은 벽돌을 사용하면 되겠지요. 이때 alc는 발수처리를 하던가 아니면 바닥콘크리트와 방수쪽으로 분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5. 실제 축열에 효율적인 두께는 단지 10cm입니다. 즉, 10cm 이상은 축열면에서 효율이 없습니다. 요즘 건물에서 점토를 40cm정도 시공하고 축열을 기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내벽이 20cm이면 양쪽에서 10cm씩 그래서 20cm가 축열성능에 미치는 두께입니다.
6. alc는 축열체로는 부족하지요. 콘크리트와 비교가 되지는 않습니다. 즉, alc의 단열성능 때문에 열을 저장하는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미 입니다. 반면 콘크리트는 열을 바로 저장해 버리지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차양장치 없이 냉방부하를 줄이고 축열성능을 논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2 권희범 2014.10.05 22:51
답변 고맘습니다.
어디 다녀오느라 이제 봤습니다.
늘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이제 어느정도 감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2번과 3번은 에어컨을 가동해서 내부 습도와 온도를 낮춰야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제대로 이해한 게 맞나요?
말씀을 듣고보니 경량건물에 중량 내벽을 세우는 건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 있겠습니다.
차라리 차양장치에 투자를 하는 게 낫겠군요.
달아주시는 답변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M 관리자 2014.10.07 21:46
제가 끼어들어도 될지 몰르겠습니다.

2,3번은 꼭 에어콘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만, 통상적 범위 내에서 냉방설비류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문의하신 것에 대한 추가적 설명을 드리면....

축열은 예상키는 어려우나, 4시간이상은 가지 않는다고 보시면 무방합니다. 그래서 홍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다른 개념이 개입이 되어야 합니다. 축열에 많은 것을 맡길 수는 없다는 의미가 될 듯 합니다.
차양도 그 일환이구요..
G 홍도영 2014.10.08 15:28
축열성능의 키포인트는 낮시간에 저장된 그 열을 밤시간에 외부로 배출을 하는데 있습니다. 이때 저장된 열은 기계적 혹은 자연적인 것으로 할 수가 있다는 의미 입니다. 이 사이클이 없으면 무의미 하다는 것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고가의 phase change material 을 사용하고 그 장점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조금 부족한 것이 있지만 제습만을 하는 콤프레셔를 작은 것을 설치하고 여름에는 바닥난방관을 하트펌프 없이 지중의 열교환을 통한다면 이것도 가능성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선 건축적인 것이 무엇보다 선결되어져야 하는데 차양장치가 바로 그중에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