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아파트와 같은 품질의 단독주택 공사비

M 관리자 2 10,173 2013.11.16 11:02

주택의 가격을 이야기할 때 아파트 가격과 많이 비교를 한다.

 

즉, 집을 지으러 상담을 할 때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아파트 정도로 품질을 맞추면 평당 공사비가 얼마 정도 들까요?” 라는 질문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아파트가 삶의 터전이다보니 가장 많이 접하고 있어 비전문가가 비교하기 쉽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 여러 책에서도 소개가 된 내용일 터이지만, 한번 더 짚고 넘어가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적는다. 이 바탕위에서 패시브하우스의 공사비를 논할 수 있을 듯 하다.

 

현재 아파트의 분양가는 약 800만원~1200만원/평 사이에 걸쳐 있다. 물론 더 비싼 아파트도 존재하지만 대게 전국적으로 이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 문제는 이 가격 속에 토지비를 제외한 건축물을 만드는 공사비는 얼마가 될 것인가? 가 핵심이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분양가 속의 건축물 공사비는 각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320만원/평 정도이다. (지방은 이보다 더 낮고, 임대주택도 그러하다.)

 

그럼 나머지 차액이 더 크다는 이야기인데, 그 속에는 어떤 것이 들어 있을까? 도 궁금해 진다.

 

이 나머지 차액의 대부분은 “토지비”가 차지한다. 토지비를 제외하고는 각종 세금과 은행이자, 설계/감리비, 분양홍보/운영비, 이윤 등이다.

 

즉, 분양가를 정리해보면 “토지비:건축비:나머지 = 50%:30%:20%” 의 비율이 보통이다.

 

이 내부에 시공사의 이윤은 사실상 거의 없다. 만약 분양이 말 그대로 “대박”이 나서 이윤이 크게 발생했다면, 거의 “시행사”가 그 이윤을 가져간다. 쉽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일터인데, 그럼 왜 시공사는 그 큰 이윤을 차지하지 않고 이른바 “시행”이라는 것을 다른 회사에 맡기는 것인가?

이유는 “리스크”에 있다. 분양이 대박이 나면 시행사는 매우 큰 이익을 가져갈 수 있지만 반대로 분양에 실패를 하면 시행사는 “쪽박”을 찬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분양의 성공 가능성을 담보로 그 모험을 하기에는 어렵다. 여기에는 상당히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글의 핵심은 아니라 넘어간다.

 

그럼 시행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이길래 그 모험을 안고, 아파트를 분양하는가? 시행사는 이른바 “예술”을 하는 조직이다. 종이 한 장에 그린 그림이 그저 종이로 끝날 수 있고, 수백억짜리 명화가 될 수 있는 것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이 조직은 전문용어로 “땅작업”부터 시작한다. 토지주를 설득하고 동의서를 구하고, 은행과의 사이를 계속 들락날락하고, 시공사와 이어주는 역할과 분양계획, 수익분석 등 아주 기초적인 작업에서부터 분양에 이르기까지 이 시행사의 몫이다. 그러나 이 시행이라는 것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성공 확률이 워낙 낮기 때문에 회사의 이합집산, 파산, 재 창립이 밥 먹듯이 일어나고 있는 세계이다.

대형 시공사에는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시행사의 직원이 구름보다 많다. 특히 대형 시공사의 이름을 걸어야 분양도 잘되고, 이를 핑계로 삼아야 토지주 설득도 쉬워지고, 은행과의 대화도 잘 되니, 대형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큰 모험을 일부러 거는 것 보다는 이 시행사가 만들어오는 계획서를 검토해서 이윤이 높은 쪽, 분양이 잘 될 만한 토지를 골라서 가는 것이 더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기에 시행사라는 조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와 구조적 문제점 등은 수십장을 써도 모자랄 만큼 많지만 이 지면이 그 것을 밝힐 자리도 아니고, 필자도 이 세계에 대해서는 그리 아는 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만 줄이고 공사비로 다시 넘어간다.

 

그럼 아파트의 평당 공사비가 약 320만원 정도라고 하면 단독주택에 320만원/평을 쓰면 비슷한 품질의 주택이 나올 것인가? 당연히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1,000세대의 아파트와 단독주택 한 채를 비교해 보자

 

뭐 적자면 끝도 없겠지만 몇 가지만 들어 본다.

 

아파트는 주방가구, 위생기구, 손잡이, 전등, 각종 마감재 등 집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것이 1,000개씩 사오게 된다. 그에 비해 단독주택은 달랑 1개.

문을 설치하는 등의 하도급 전문회사의 경우도 한번 작업을 시작하면 1,000세대를 작업하게 된다. 그 것도 집과 집 사이의 이동거리도 없다. 그저 1,000세대 물량의 문짝은 가져다가 끊임없이 달기만 하면 된다. 이는 거의 모든 공정이 그러하다.

심지어 AS 처리도 하루에 몇 십 집을 다 처리할 수 있다. 현장 옆에는 공사기간 동안 비록 허름하지만 싸게 먹을 수 있는 밥집도 생긴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은 모든 게 한 개다. 그 것도 매장에 오면 한참을 씨름하고 달랑 한 개를 골라 가시는 것이 단독주택 건축주인 것이다.

20만원짜리 변기 한 개를 사가는 소비자와 1,000개를 사가는 소비자 중에서 가격을 깎아 주어야 한다면 과연 누구에게 깎아 줄 것인가?

 

거기에 공사를 하는 입장에서 하루에 한 집의 문을 다 달기 어렵다. 이동시간, 밥 먹는 시간 등이 모두 손실이다. 밥값도 비싸다.

 

이 모든 것이 공사비에 반영되어야 하는 것이 단독주택인 것이다.

 

그러므로 단독주택이 아파트와 같은 비용을 들여서 같은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럼 핵심은... 아파트와 같은 품질이 나올 수 있는 단독주택의 공사비는 얼마일 것인가? 확실한 근거 데이터는 물론 없지만, 예상컨대 아무리 작아도 500만원/평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글을 보시는 건축주께서 사업을 하신 다면, 이런 가정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되실 것이다.

 

그럼 그림같이 예쁜 단독주택을 평당 300~400만원이면 아파트보다 높은 품질로 지을 수 있고, AS는 아무 걱정 마시라 이야기하는 분은 어떻게 그 것이 가능한 것인가?

 

아마 세 가지 경우 중 하나일 것이다.

정말 그림이거나, 

존경해야 하는 재주를 가지신 분들이시거나, 

자기 혹은 협력회사의 살을 파먹고 계신 분일 것이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는 사실 필자도 진정으로 궁금한 영원한 미스터리라 생각된다.

 

 

Comments

3 이명래 2013.11.16 14:33
전문건설업자를 통하고, 대량 주문과 생산에 따라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뜻으로써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그런데...
생산원가는 설계자가 의뢰자인 소비자에게 건전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조언해야 되는 사항 아닙니까?

여기서 건전함이란 품질대비 적정원가의 지불을 뜻합니다. 내가 원하는 품질과 기능을 갖춘 집을 지으려면 그 정도의 비용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 즉, 비용의 적정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설계자가 시공에 소요되는 비용을 정확하게 적산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재료와 이를 가공 설치하는 비용들에 대한 시장가격과 품을 산출할 줄 아는 그런 것 말씀입니다.

이런 기준을 갖고 설계도면과 시방을 작성하여 시공자를 선택하고 감독 잘하면 원하는 집 지을 수 있을 겁니다만...

싼 값에 설계와 시공 맡기고 좋은 집 요구하는 것을 두고 '은 주고 금 달라고 하는 격'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표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1 최정만 2013.11.16 15:18
네. .맞습니다.

최근 공공발주 건물을 설계 후 내역을 산출하면 예산의 두배가 나오는 프로젝트가 흔합니다.
줄여야 하는데.. 이 줄이는 것이 아시다시피 그저 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는 예산 편성의 불합리함도 잘못이지만, 그저 당선만 되고 보자는 식의 외관집착형 설계가 더 큰 잘못인 듯 합니다.

설계자의 뼈아픈 반성이 있어야 설계시장이 살 수 있을 듯 합니다.

적절한 지적 감사드립니다.